작은 소리를 크게 들려주는 "소곤소곤 전화기", 보청기 기능을 가진 "효도
전화기", 위급상황을 외부로 알려주는 "비상용 전화기"...

IMF시대를 맞아 기업들이 경비절감에 나서면서 일반 전화기나 팩시밀리가
잘 안팔리는 것과는 달리 특정 계층을 겨냥해 개발한 이들 아이디어 상품은
꾸준한 판매신장을 기록하고 있다.

"틈새시장"을 공략해 성공한 상품들이다.

비결은 독특한 아이디어로 승부를 걸었다는 점.

삼성전자가 지난달초 선보인 "소곤소곤 전화기"가 대표적인 사례.

이 전화기는 사무실에서 은밀한 전화통화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겨냥한
제품이다.

옆사람에게 통화내용이 들리지 않도록 작은 소리로 말하고 싶은 경우
"소곤소곤" 버튼을 누르면 작은 소리로 말해도 상대방은 크게 들을수 있다.

결혼을 앞둔 연인사이나 소규모 사무실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대우통신이 최근 내놓은 비상용 전화기 "아망떼SOS 900"은 노인이나 임신부,
환자 등을 둔 가정에 적합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혼자 있을때 도둑이나 강도가 들어오면 버튼 하나만 눌러
응급상황을 외부에 알릴 수 있다.

목걸이 형태의 비상용 송신기나 전화기 본체에 부착된 버튼을 누르면
전화기가 파출소나 경비실 등 미리 지정한 곳으로 신호를 보내도록 돼있다.

이 제품은 시판 1개월만에 6천대가 팔려나가는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해태전자가 지난 6월부터 시판에 들어간 "도난경보 전화기"(VT-951)도
비슷한 제품.

집을 비울때 도난경보 기능을 설정해두면 문이 열릴 경우 전화기가 이를
자동으로 감지, 미리 등록된 무선호출이나 일반전화번호로 즉시 경고메시지를
보내준다.

이 전화기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수요가 크게 늘어 월 4천대이상이 팔리고
있다.

청각장애자나 노인들을 위해 보청기 기능을 갖춘 "효도 전화기"(대우통신)나
음성다이얼과 삐삐호출기능 등을 가진 "슈퍼폰"(MCT-9061, 맥슨전자)도
베스트셀러 대열에 오른 전화기이다.

이밖에 일반 팩시밀리 기능에다 스캐닝 기능을 더한 팩시밀리 "띠아모"
(대우통신)도 올초 출시된 이후 월 평균 2천대씩 꾸준히 팔리는 인기제품.

대형도면이나 자르기 곤란한 책 등 어떤 형태의 문서도 복사할 필요없이
해당 부분만 손쉽게 보낼 수 있도록 스캐닝 기능을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대우통신 마케팅팀 이성우 차장은 "IMF체제 이후 일반 사무기기 수요는
줄어들고 있으나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한 틈새상품들은 오히려 잘 팔려
전략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 정종태 기자 jtch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