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영업 방식도 "수렵형"에서 "경작형"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무계획적
으로 이 사람 저 사람 찾아다니는 것은 한계가 있어요. 긴 호흡으로 꾸준히
고객 관리를 할 때 안정적인 수확을 거둘 수 있다는 이치죠"

"마티즈 돌풍"의 주역인 정주호 대우자판 사장은 "누가 "준비된 고객"을
많이 확보하는냐에 따라 IMF시대의 생존이 결정된다"며 지속적인 고객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우자판은 정 사장의 이같은 영업철학에 따라 "패밀리-1000"이란 이름의
마케팅 캠페인을 전사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카매니저(자동차 영업사원) 한명당 1천명의 잠재 고객을 확보, 차 출고에서
부터 폐차에 이르기까지 모든 애로사항을 마치 한 식구처럼 해결해 준다는
것이다.

고객이 5년에 한번씩 차를 바꾸고 이중 40%정도가 대우차를 산다고 가정할
때 카매니저 한 사람당 1년에 80대는 팔 수 있다는 것이 정 사장의 계산이다.

"단순히 1천명을 확보한다는게 목표는 아닙니다.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서 모든 것을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할 줄 아는 마케팅 개념이 더
중요합니다"

정 사장은 일반인들이 자동차에서 느끼는 궁금증을 해소해 주기 만든
마티즈 판촉용 CD-롬 "키키랑 또로랑"을 예로 들었다.

고객들의 CD-롬 배포 요청이 쇄도해 엄청난 비용을 감수하고 1백만장을
배포한 결과, 마티즈 구입 고객의 절반 정도가 이 CD-롬에서 큰 도움을
얻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정 사장은 지난 상반기 대우자동차가 25년만에 승용차 시장에서 업계 1위를
차지한 것에 대해 "일본의 도요타와 닛산자동차의 예에서 볼 수 있듯 불황
이나 혼란기에 승부가 역전될 수 있다"며 "그러나 앞으로는 누가 몇대를 더
팔았느냐에 연연하기 보다는 업계 전체가 내실을 다져 대외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함께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캠리''가 최근 한국시장에 상륙한 것을
가리켜 "국내시장도 세계적인 자동차메이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우리업계도 과당경쟁을 지양하고 제휴
관계를 통해 대외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 윤성민 기자 sm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