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부치 게이조 일본 새정부가 "경제회생"을 내걸고 30일 정식으로
출범했다.

오부치정부는 "미야자와(대장상)-사카이야(경제기획청장관)"경제팀으로
일본경제재생에 나섰다.

총리직속의 경제전략회의도 신설했다.

오부치 신임총리는 30일 "정관민의 총력을 결집, 경제를 회복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전후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일본경제의 회생을 신정부의 최대과제로
제시한 것이다.

문제는 오부치정부하의 일본경제가 제대로 굴러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총리출신 대장상과 작가출신 경제기획청장관이 과연 콤비를 이뤄낼수
있을것이냐는 것이다.

자민당에서는 경제.재정통에다 대외적 영향력까지 갖춘 미야자와 대장상과
"관료 해체론"을 주장하는 경제기획청장관에 큰 기대를 걸고있다.

"인품"의 오부치총리와 이들이 힘을 합칠 경우 경제난국을 뚫고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그러나 오부치호의 앞날이 난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우선 당내외의 반목이 숙제다.

30일 열린 총리선거에서 야당이 벌써 반란을 일으켰다.

야당은 참의원본회의 선거에서 간 나오토 민주당대표를 총리로 선출했다.

헌법규정에 따라중의원에서 뽑힌 오부치씨가 총리로 당선이 되기는
했지만 출발부터 스타일을 구기고 말았다.

자민당 내부사정도 여의치않다.

총재경선과정에서 등을 돌렸던 고노 전총재등이 계속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하시모토 총리 때와 다를 게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모두 힙을 합쳐도 어려운 판국에 당 내부에서조차 반목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추진할 각종 개혁정책이 힘을 받을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더군다나 어지간한 "대책"으로는 탈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는 게
일본경제의 현주소다.

부실금융기관 처리도 그렇고 경제대책도 별반 새로울 게 없어 경제가
획기적으로 달라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애시당초 불가능한 게 사실이다.

모든 경제지표는 하나같이 아래로 떨어지고만 있다.

결국 오부치정부의 사활을 가늠할 변수는 얼마나 발발빠고 과감하게
정책을 결정하고 전환시키느냐 이다.

그래서 경제계에서는 쇼와금융공황 당시의 다카하시 총리와 같은 변신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등 선진국도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속히 개혁하라는 요구다.

우선은 부실금융 정리를 포함해 금융시스템을 구조적으로 개혁하는
게 급선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와함께 영구감세등 과감한 경기부양대책을 가시적으로 내놓지 못하면
다시 시장은 추락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비상대책"을 내놓으라는 주문이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 kimks@dc4.so-net.ne.j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