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숙(서울 성북구 정릉.28)씨는 TV홈쇼핑 마니아다.

류씨가 TV홈쇼핑을 알게된 것은 남편이 금년초 직장을 부산에서 서울로
옮기면서부터.

부산에 사는 친척들의 대소사를 일일이 챙길 수 없게 됐고 돌을 갓 지난
막내와 네살배기 큰아이를 데리고 나들이하기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케이블TV나 상품안내책자를 이용해 선물을 고르고 보낼뿐 아니라
일상적인 쇼핑도 대부분 이를 통해 해결한다.

매장을 찾아가 선물을 사고 또 소포로 보내야 하는 불편을 안방에서 홈쇼핑
으로 간단히 처리하고 있는 것이다.

주부고객들로부터 특히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TV홈쇼핑의 또다른 매력은
밤낮에 관계없이 언제든지 양질의 상품을 값싸게 살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따라 가게를 비울 수 없는 자영업자와 야간근무자들도 TV홈쇼핑을
상품구매수단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국내 TV홈쇼핑의 역사는 이달말로 만 3년.39쇼핑(채널 39)과 LG홈쇼핑(채널
45)이 지난 95년 8월1일 시험전파를 발사하면서 시작됐다.

"고객 2백여만명, 연간 매출액 6천억원"

39쇼핑과 LG홈쇼핑이 예측한 올해 TV홈쇼핑 시장규모다.

TV홈쇼핑 순매출규모는 지난 96년 39쇼핑의 1백92억원과 LG홈쇼핑의
1백60억원을 합친 3백52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는 39의 8백40억원과 LG의 7백34억원을 합친 1천5백74억원으로
96년대비 4.5배로 급팽창했다.

올해도 양사가 각각 3천억원씩 6천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면 역시 작년
못지않은 초고속의 신장세를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이같은 고성장의 비결은 저렴한 가격과 백화점 못지않은 양질의 서비스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

양사는 유통단계를 줄이고 점포에 들어가는 고정비용등을 없애 정상가보다
20~30% 싸게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 배달후 30일이내에는 아무때나 교환과 반품을 해주고 AS보장, 구매액의
5% 적립제 등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TV홈쇼핑은 또 많은 중소기업을 살리는 성과도 올리고 있다.

39와 LG는 각기 매년 1만여종에 달하는 신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중 90%는 중소기업 제품.

39쇼핑의 히트상품인 돌삿갓요리박사를 생산하는 (주)대덕은 지난 97년
5월말 상품을 소개한후 무려 4만개 가까이 판매했다.

39쇼핑과 LG홈쇼핑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종합유선방송국(SO)의 경영난과
타유통업체들의 저가판매공세로 고민중이다.

최종삼 LG홈쇼핑이사는 "대부분의 SO들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케이블TV
자체가 존폐의 기로에 섰다"고 밝혔다.

또 "백화점등을 포함한 모든 유통업체들의 할인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홈쇼핑도 상품의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 김도경 기자 infof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