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과 자민련 수뇌부가 한나라당이 주장해온 "자유투표에 의한 국
회의장 선출"을 전격적으로 받아들임에 따라 국회정상화의 돌파구가 마련됐
다.

한나라당도 여권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즉각적인 수용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이에따라 여야는 이번주초부터 3당 총무회담을 열어 의장단 선출방식 및 일
정 등 원구성과 김종필총리서리 임명동의안 처리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협상
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7.21 재.보선이 불과 하루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본격적인 원구성
협상은 선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실제 원구성이 이뤄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여야 모두 누구를 의장후보로 내세울지에 대한 내부조율 과정을 거쳐
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회의는 의장과 부의장후보로 각각 자민련 박준규의원과 국민회의 김봉
호의원을 내정해 놓고 있다.

그러나 자민련은 "의장 자유투표"를 김 총리서리 인준문제와 연계해 처리하
겠다는 입장이어서 국민회의와는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자유투표를 주장해온 한나라당 내부사정도 복잡하기는 마찬가지다.

신상우 오세응의원 등이 의장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으나 계파별로 입장이
달라 조율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완전 자유경선이 이뤄질 경우 1석 차이로 국회내 과반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유리한 것만은 사실이나 투표결과가 의석분포대로 나올지는 미지
수다.

여권이 전격적으로 "의장 자유경선"을 수용한 것은 국회 장기공전에 따른
정치적 부담때문이기도 하나 바로 이같은 한나라당내 이탈표를 감안한 결과
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 청와대 및 국민회의 관계자 중에는 "설사 한나라당이 후보단일화에 성
공, 여야 후보간 맞대결이 이뤄지더라도 여당 후보가 이길 수 있다"고 장담
하는 이들도 적지않다.

그러나 의장선출 문제가 매듭되더라도 김 총리서리 인준과 상임위원장 구성
등 남은 문제들이 타결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다.국민회의 한
화갑총무는 "의장단 선출 문제가 해결되면 남은 문제는 잘 풀릴 것"이라고
낙관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다.

야당의 자유투표 주장을 받아들인 만큼 야당측에서도 총리서리 인준에 협조
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한나라당 하순봉총무는 "총리인준 문제는 의장단 구성후에 생각할
문제"라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따라서 여야가 여론을 의식, 원구성 협상의 돌파구는 마련해 놓았지만 상임
위원장 배분, 김 총리서리 인준문제 등을 놓고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가면 또
다시 힘겨루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수섭 기자 soosup@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