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에 인사태풍이 예고되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가 조건부승인을 받은 7개은행(조흥 상업 한일 외환 평화
강원 충북)에 대해 8월20일까지 임시주총을 열어 대폭적인 물갈이를 하도록
지시했기 때문이다.

태풍의 회오리는 조흥은행에서 불기 시작됐다.

장철훈 행장을 비롯한 조흥은행 전임원은 16일 사표를 제출했다.

지난 2월 주총때에도 사표를 냈지만 당시엔 경영정상화에 대한 각오를
다지는 정도였다.

이번엔 성격이 다르다.

물러나는 사표다.

조흥은행은 18일 오전9시 확대이사회를 개최, 사표를 수리할 예정이다.

장 행장은 곧이어 퇴임식을 갖는 것으로 돼있다.

이 자리에서 다른 임원들도 함께 물러난다.

그러나 조흥은행은 경영공백을 우려, 14명의 임원(이사대우 포함)중
6명은 "생존"시키기로 했다.

6명은 은행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하고 이달말 제출할 자구
계획안을 마련한다.

생존임원으로는 위성복 전무, 송승효 변병주 상무, 이중수 김원경 이강륭
이사대우 등이 거론된다.

위 전무는 8월 열릴 주총때까지 행장대행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조흥은행의 임원교체폭은 금감위의 의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감위 관계자는 "물갈이를 하라는 것은 대폭적으로 하라는 의미"라며
"70-80%가량의 임원은 바뀌어야 대폭이라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업 한일은행도 경영진교체에서 이같은 기준을 참고할 전망이다.

상업은행은 지난 2월에 은행장으로 선임된 배찬병 행장을 유임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은행장이 나가지 않을 경우 상업은행의 임원들은 대부분 옷을 벗을 것으로
점쳐진다.

일부에선 임원정수를 현재(이사대우 제외 11명)보다 2-3명 줄일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상업은행은 퇴진임원 명단을 오는 28-29일께 확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은행의 경우 이관우 행장이 이날 열린 부점장회의에서 "마음을 비우고
책임을 통감하는 자세로 일해야 한다"고 말해 관심을 사고 있다.

한 관계자는 "경영단절이 생기지 않을 정도의 최소임원만 남긴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면 된다"고 해석했다.

조흥 상업 한일은행은 외국인이나 외부전문가를 임원으로 영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외환은행은 이미 연초 주총에서 임원수를 크게 줄인데다 지난 10일
임시주총을 열어 외국인 임원을 선임한 마당이어서 임원교체가 소폭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은행들의 임원교체폭에 바람을 탈 가능성도 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