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라에게도 아킬레스건은 있다"

유통 고질라 월마트의 대공세에 직면한 국내업체들은 월마트의 약점을
집중공략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월마트는 다수의 점포를 최단기간내에 오픈하는 전술을 구사한다.

2000년까지 50개 가까운 점포를 국내에 열 것이 확실하다"

신세계백화점 E마트본부의 홍충섭이사는 월마트가 늦어도 2000년까지
영업망에서 국내업체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따라 대량구매를 통한가격인하등의 효과도 자연스럽게 얻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마트의 강점은 고객서비스, 표준화능력, 마케팅력의 3요소로 압축된다.

월마트는"주는만큼 돌려받는다"며 고객이 물건을 훔쳐가는 것에 대해서도
큰제재를 가하지 않을 정도로 서비스에 대한 굳은 신념을 가지고 있다.

또 전세계에 퍼져있는 모든 월마트에서 동일한 공산품을 판매토록 하는
표준화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표준화는 월마트가 90년대초 미국에서강력한 경쟁자인 K마트를 누를
수 있었던 비결인 물류비 절감의 원동력이됐다.

정기적인 TV광고등에 비용을 대량 투입하는 월마트의 마케팅능력도
돋보인다.

광고를 전혀 하지않는 국내 할인점과 대조적인 부분이다.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월마트의 장점을 뒤집어보면 이길 수 있는
길이 보인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선 월마트는 지금까지 인구밀도가 낮은 지역에 획일화된 점포를
개설해 왔다는 것.

월마트에 인수된 마크로도 한국시장에서에서 비슷한 전략을 구사했으나
성공하지 못했으므로 월마트가 특유의 출점원칙에만 매달리면한국에서는
스스로 부진의 늪에 빠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할인점 매출의 40%선을 넘고 있는 신선식품도 월마트의 약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신선식품은 세계를 무대로한 글로벌소싱이 불가능한 품목.

이에따라 미국에서도 월마트는 신선식품에 대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천4백여개에 이르는 각점포에 대한 획일적인 운영원칙이 서로 다른
각나라 고객들의 니드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약점으로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고객층을 미국의 서민으로 맞추고 있는 글로벌소싱 상품이 국내에
들어오더라도 기대만큼의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의류등 월마트 상품전을 열었으나 재고를 아직도 처분치 못하고
있는 롯데백화점의 경우가 좋은 사례다.

원칙을 고수하는 조직의 경직성도 월마트를 환경변화에 적응치 못하는
"공룡"으로 만들 수 있다.

3년이상 월마트와 제휴관계를 맺고 있는 일본 양판점 (GMS) 이토요카도도
월마트를 상대의 노하우를 받아들이지않는" 고집불통"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이사는 "이같은 월마트의 약점중 국내업체들이 집중공략할 부분은
고객니드를 맞추지 못하는 획일성과 신선식품"이라고 조언했다.

한국인의 기호에 맞는 상품을 꾸준히 개발하고 저가의 신선식품을 적기에
공급하면 고객이탈을 최소화할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또 "월마트에 맞서려면 대량구매가 가능하도록 20개이상의 점포로
다점포망을 구축하고 물류비를 낮출 수 있는 정보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 김도경 기자 infof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