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 대한 지분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해외 프라이빗 에쿼티 투자펀드가
잇달아 국내에 상륙하고 있다.

이들은 증시에 투자하는 일반 펀드와 달리 기업에 지분을 출자, 3-5년에
걸쳐 경영을 정상화시킨후 지분을 되팔아 차익을 챙기는 형태여서 국내
업체들에 새로운 외자유치대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한국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프라이빗
에쿼티 펀드는 2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국내 사무소를 개설했거나 진출을 준비중인 곳도 10여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추세는 영업상태는 좋지만 자금난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로 기업
가치가 저평가된 국내기업들이 늘어난에 따른 것이다.

프라이빗 에쿼티 펀드는 이들 기업에 투자한뒤 자금난 해소등을 통해
경영을 정상화,기업가치를 끌어올림으로써 차익을 챙긴다.

<>매출및 매출이익이 양호하고 <>유망한 기술을 갖고 있으나 <>자금난
등으로 재무구조가 나쁜 <>중소규모의 비상장사를 선호한다는게 특징이다.

미국계 펀드회사인 H&Q펀드는 이달초 신라호텔에 한국사무실을 차리고
투자대상 기업 물색에 들어갔다.

이 회사의 이재우 대표는 "재무구조는 좋지 않지만 매출이익이 30%이상
되는 기업이 투자대상"이라며 "IMF와 무관하게 매출이 일정한 업체가 적격"
이라고 덧붙였다.

H&Q는 2-3억달러규모로 한국에 투자할 예정이며 업체당 평균 투자액은
2천-5천만달러.

미국계 개인투자펀드인 투칸캐피탈 역시 재무구조보다는 기업의 성장가능성
에 촛점을 두고 있다.

지난달 한국사무소를 연 이 회사는 응용분야가 넓은 절단기, 콘덴서,
밧데리및 레이저 관련업체를 선호한다.

벡터 엔터프라이즈도 5백만달러씩 총 20여개 국내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미국에서 투자가들을 모아 국내기업 지분투자를 알선하는 일종의
중개업체.

대만의 투자펀드인 CDC도 올해부터 한국투자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벤처기업 1백만-1천만달러, 대기업 1천만-1억달러 규모로
투자할 방침이다.

이밖에 미국 킨파트너스, C&K캐피탈, 영국 신벤 등도 한국에 투자키로
하고 현지 사무소 개설을 준비중이다.

한편 대한상의 기업구조조정 센터는 이날 오전 상의에서 국내투자 희망
프라이빗 에쿼티 펀드 6개와 국내 M&A중개업체 30여곳을 초청,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백중기 기업구조조정 센터소장은 "올들어 한국기업에
투자의사를 타진하는 프라이빗 에쿼티 펀드가 부쩍 늘어났다"며 "총 투자
문의중 3분의 1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 프라이빗 에쿼티펀드 ]

공개시장이 아니라 기업 경영진과의 협상(private)을 통해 주식(equity)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성장 가능성은 높지만 당장 자금이 없는 기업들에 투자, 경영을 정상화시켜
기업가치를 끌어올린뒤 비싼 값에 지분을 되파는 것이다.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증시 투자펀드와는 달리 한번 지분투자하면 보통
3~5년이 지나야 회수한다.

비상장 중소기업을 선호하는 것도 특징이다.

잠재기업을 발굴, 경영을 합리화한뒤 상장시킬 경우 차익이 더욱 크기
때문이다.

이들 펀드는 재무구조가 나쁘고 부채율이 높아도 상관없다고 말한다.

매출이 견실하고 매출이익률이 높으면 된다.

한국기업은 높은 금융비용 부담이나 불합리한 경영상태가 부실의 원인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지분투자로 금융부담을 없애고 경영참여로 경영을 합리화하면 기업
가치를 높일수 있다는게 이들의 판단이다.

오히려 재무구조가 나쁠수록 차익이 커져 투자수익률이 높아진다.

< 노혜령 기자 hr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