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신용경색을 완화하기 위해선 한은이
통화량을 늘려 막힌 돈줄을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구조조정채권 50조원중 일부는 한국은행과 공공기금이 시장에서 인수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진단했다.

금융구조조정채권 인수와 통화공급 확대에 반대한다는 한은의 견해와
상반된 것이다.

KDI는 14일 "신용경색의 분석과 대응방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과정에서 신용경색현상이
극심해질 것"이라며 "한은이 통화공급에 나서 금리의 하향안정과 신용경색
완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경기가 예상보다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는데다 물가도 인플레이션보다는
오히려 디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이어 "정부가 부실채권 매입이나 증자지원을 위해 발행하는 공채의 경우
해당 금융기관이 직접 떠안는 비율을 줄이고 일부를 한국은행 및 공공기금이
인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기관이 유동성이 부족한 공채를 인수할 경우 신용경색현상이 악화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KDI는 RP(환매채)금리를 낮춰가면서 본원통화 공급을 확대하되 거시경제의
안정을 해치지 않는 범위로 제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시장에 늘어난 돈이 건실한 금융기관과 기업에 흘러들어갈수 있도록
금융구조조정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