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원회는 투신사와 은행신탁계정에 대해선 성업공사의 부실채권정리
기금 지원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성업공사는 또 부실담보채권을 액면의 50%안팎에 사들이기로 잠정결정했다.

금감위와 성업공사 관계자는 10일 "투신사과 은행신탁의 부실채권은 여신이
아니기때문에 기금운용대상에 포함시키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17조5천억원의 성업공사 부실채권정리기금은 투신사를 제외한
은행 보험 증권 종금 리스 등 금융권별로 배정해 부실채권 매입에 쓰일
전망이다.

이같은 기금운용원칙은 최근 청와대 관계기관대책회의에서 결정됐다.

금감위와 성업공사는 각 금융권별 퇴출금융기관 수와 부실채권규모를
감안해 각 금융권별 기금한도를 설정하는 등 기금운용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이를위해 5개퇴출은행에 대한 자산실사작업을 통해 매입해야할 부실채권
규모를 최우선적으로 파악키로 했다.

다만 인수은행과의 협상을 통해 매입규모는 가급적 줄인다는 방침이다.

금감위와 성업공사는 이와관련, 5개퇴출은행의 부실채권을 시장가격으로
사들이기로 내부방침을 정했다.

이렇게되면 담보부채권의 경우 최근까지 적용했던 액면의 70~75%보다 훨씬
낮은 50%선에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추산된다.

성업공사관계자는 "부실채권매입가를 낮추면 국민부담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부실채권매입가격은 외국투자은행이나 벌처펀드가 국내부실
채권을 사들일 때 가격산정기준으로 적용해 금융기관들의 손실규모가 키울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라그룹의 부실채권매입의사를 밝힌 로스차일드사가
채권금융기관에 성업공사의 채권매입가격보다 다소 높은 값을 주겠다고 한
적이 있다"며 "성업공사 매입가격이 지나치게 낮으면 해외금융기관이 국내
채권을 헐값에 사들이기위해 이 기준을 역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실채권정리기금규모는 지난 5월 확정된 추가발행분 13조5천억원을
포함해 33조5천7백34억원이고 이중 채권매입에 이미 사용된 금액은
16조2천3백89억원에 달한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