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의 골프 메이저대회 2연승에 대해 두가지 반응이 있다.

"정말 대단하다"와 "도대체 메이저가 뭔데 그러냐"는 것이다.

박의 연승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을 위해 박찬호의 경우를 비유해
보자.

박찬호가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첫해에 20승정도를 올리고 MVP를 차지
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박세리의 메이저 2승은 그에 버금간다고 보면 된다.

박세리의 메이저 2관왕은 척박하기 이를데없는 우리의 골프환경에서 이룬
것이기에 더욱 갑지다.

한국골프는 지금도 세계 어느나라에서도 찾아볼수 없는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있다.

골프장은 사치성시설로 간주돼 일반세율보다 최고 15배나 많은 세금을 낸다.

그로인해 골프꿈나무들은 성인요금을 내고 골프장을 찾는 형편이다.

엄연한 스포츠인 골프를 "금지하고 안하고"하는 잣대로 본다면 할말이 없다.

여기에다 우리에게는 계절적인 불리함도 있다.

연중 4~5개월은 제대로 훈련을 할수 없다.

이같은 여건속에서 이룬 박세리의 쾌거는 국민적 찬사를 받을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그는 세계에 마땅히 내놓을 것이 없는 한국의 보배로 등장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외국에서조차 "박세리는 한국이 수출한 최고의 상품"이라고 평했을 정도다.

박세리는 아직 젊다.

어떻게 보면 이제 시작이다.

그가 이번처럼 놀라운 성취를 계속 이루고 제2, 제3의 박세리를 배출해
내려면 골프에 대한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

정책당국은 물론 사회적 인식도 변해야 한다.

이제 골프를 하나의 스포츠로 정당하게 대접을 해주어야 할 시기가 왔다.

김경수 < 문화레저부 기자 ksm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