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은행이 금융감독위원회의 퇴출은행 선정에 반발, 지난 28일
오후부터 29일 새벽 사이 업무와 관련된 기밀 서류를 파기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예상된다.

29일 오후 충청은행 본점 건물 지하 2층 주차장 옆 창고에서 발견된 이들
서류는 마대자루 4포대 분량의 분쇄된 문서와 라면박스 2박스 분량의 분쇄
되지 않은 문서로 대부분 충청은행의 대주주인 한화그룹과 금풍실업 계룡건설
동양백화점 우성사료 등의 여신상황 등을 분석한 것이다.

특히 일부 분쇄된 서류는 충청은행 검사부와 여신부 등에서 보관중이던
이사회대출의결서와 기업의 신용도 평가, 부실기업 대출에 따른 손실 평가서
등으로 일부 임직원들이 퇴출이 확정되자 부실 경영 사실을 감추기 위해
고의로 문서를 파기한 것으로 하나은행 관계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분쇄된 서류 가운데 일부는 보존기간이 10년을 넘는
기밀문서"라며 "충청은행측의 문서 파기로 업무 인수에 상당한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충청은행 임직원들이 공식 퇴출발표전인 28일 오후부터 29일 새벽 사이
긴급 이사회를 소집, 전 직원 1천4백75명의 중간정산 퇴직금과 지난 3월
회사정상화를 위해 반납한 임금 20% 등 모두 5백20여억원을 직원계좌에 입금
시킨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예상된다.

충청은행의 한 관계자는 "점거농성을 풀기 직전인 28일 오후 11시께부터
전산망을 가동시킨 뒤 직원들의 퇴직에 따른 중간정산금과 반납했던 급여 등
모두 5백20억원을 개인별 계좌에 입금시켰다"며 "전 직원이 사표를 제출한
만큼 법적인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윤원배 금감위 부위원장은 이와관련, "퇴직금은 이를 담보로 빌린 주택자금
등의 대출금을 갚고 남은 돈을 영업시간대에 지급해야 하나 충청은행은
이같은 절차를 무시했으며 이는 형사처벌이 가능한 명백한 불법"이라고
말했다.

< 대전=이계주 기자 leeru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