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이 성공하려면 시대에 맞는 사업아이템을 찾아라"

제 아무리 좋은 기술이나 개발품이라도 시장에서 팔리지 않으면 필요가
없다.

돈벌이가 안되는 연구소형 아이템으로는 기업을 만들거나 유지할 수 없다.

기업하는데 최악의 환경인 국제통화기금(IMF)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시대상황에 적합한 사업으로 눈을 돌리지 않으면 극심한 경기불황을 뚫을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제인엔지니어링은 이러한 시대흐름을 가장 잘
읽어낸 신생벤처기업이다.

창업주역인 박성택(35)사장과 최태성(36)기술개발실장은 10여년간
자동차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엔지니어들.

이들은 선진국과 달리 국내에선 일반화되지 못한 가솔린및 LPG
(액화석유가스) 겸용차량의 엔진제어장치를 창업아이템으로 선택했다.

IMF체제라는 특수상황으로 휘발유값이 크게 오르면서 기존의 가솔린엔진을
LPG겸용엔진으로 구조변경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기때문이다.

구조변경 차량은 국내에서만 연간 시장규모가 5백억여원에 달하며
전세계적으로 1조원 시장을 형성하고 있고 있는 틈새시장이다.

제인이 8개월간 1억5천만원을 들여 국산화한 "슈퍼 듀티 솔레노이드
밸브"와 "피드백 ECU(전자제어장치)"는 차량구조변경에 필수적인 장치.

LPG공급량을 제어하는 밸브는 연료공급속도를 20 (1초에 20번 개폐)에서
3백 로 높여 엔진의 작동시간과 정밀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고 연비효율을
10%가량 향상시켰다.

또 피드백 ECU는 이상적인 LPG와 공기 혼합비율(15.4:1)을 전자제어하는
것으로 급제동이나 시동때 불완전연소현상을 없애 환경오염과 연료소비를
줄였다.

세계시장의 70%를 석권하는 유럽제품에 비해 디자인은 떨어지지만 품질이
우수하고 값은 절반수준에 불과하다.

96년 11월 개인기업으로 출범했다가 지난 5월 법인전환한 제인은 지난해
2억4천만원 매출에서 올해엔 25억~3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며 5년안에
코스닥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인의 급성장은 무엇보다 선진적인 경영구조가 큰 힘을 발휘했다.

기아자동차에서 한솥밥을 먹은 최 실장을 6개월간의 구애끝에 창업캠프에
합류시킨 박 사장은 비즈니스와 기술개발을 철저하게 분담하고 있다.

5년동안 영업분야에서 외도를 한 박 사장은 경영과 마케팅에 전념하고
정통 엔지니어를 고집하는 최 실장에게는 기술개발을 맡겼다.

아울러 현업에 종사하는 2명의 연구인력과 전략적인 제휴관계를 맺어
외부기술을 아웃소싱하고 있다.

자금을 보수적으로 관리하고 이익을 전부 재투자한 것도 성공적인
창업의 밑거름이 됐다.

제인은 현금거래를 원칙으로 납품대금 결제일이 1주일만 넘으면
미수금으로 처리, 부실채권을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또 일단 여유자금이 생기면 자본을 축적한후 전액 기술개발에 재투자,
차입경영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있다.

박 사장은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세계시장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으려면
틈새시장 공략이 관건"이라며 "지속적인 재투자와 기술개발로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02)658-6348

< 정한영 기자 ch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