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외제약 창업자인 고 성천 이기석 사장이 20일 한국경영사학회가 수여하는
제5회 창업대상을 수상한다.

창업대상은 한국경영사학회(회장 고승희 단국대교수)가 확고한 경영철학
으로 국내산업발전을 이끌고 기업의 사회적 공익성을 구현한 창업가에게
주는 상이다.

94년 제정돼 쌍용 삼성 교보생명 아남 창업자가 수상자로 선정됐었다.

올해는 제약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중외제약의 고 이기석 사장이 선정됐다.

1910년 김포에서 출생한 고 이기석 사장은 지난 53년 전소된
조선중외제약사를 인수하면서 제약업에 투신했다.

약을 만들기만 하면 팔리던 당시에 공정이 까다로운 수액제 주사제등
필수기초의약품 개발에 주력했다.

또 시장성을 계산하기에 앞서 의약품의 품질은 타협할 수 없는 대상이라는
신념을 지켰다.

국민보건향상과 생명존중이라는 사업목표로 "한우물 경영"을 펼쳐
중외제약이 전문치료제 생산업체이자 세계적 수액제메이커로 성장하는데
초석을 마련했다.

독실한 불교신자로 그는 생전에 "하찮은 미물도 소중하다"며 "약은
오로지 생명을 살리는데 사용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그래서 지난 60년대 쥐약생산을 자진 중단했을 정도.

69년에는 국내최초로 시도된 신장이식수술의 성공을 위해 공장 생산라인을
일시중단시키고 신장투석액 "인페리놀"을 생산한 사실은 제약업계의 유명한
일화다.

고 이기석 사장을 대신해 창업대상을 수상하게 되는 중외제약 이종호
사장은 "생명존중을 실천한 선친의 경영이념을 계승하기 위해 신약개발과
전문치료제 생산에 주력해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상식은 20일 오후1시30분 한국종합전시장(KOEX) 국제회의실에서 열린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