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BM(사장 신재철)은 IMF위기에서도 공격적 마켓팅을 계속하고 있다.

이 회사가 지난 92년 단행한 구조조정에 덕택이다.

이 회사의 구조조정은 사업 역량을 핵심분야로 모으는데 촛점을 맞춰
이뤄졌다.

우선 사업을 축소하고 조직에 손을 댔다.

일반사무직 비서직 경리직을 모두 없앴다.

이를 아웃소싱(외부조달)으로 충당했다.

전산실업무도 호주IBM으로 넘겼다.

이와함께 영업사원들에게 노트북PC를 지급했다.

밖에서 업무를 볼게 하는 이동사무실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현재 전체사원의 절반은 항상 밖에서 일하고 있다.

또 7단계나 되던 보고체계를 4단계로 줄였다.

그 다음에 인원정리에 나섰다.

명예퇴직을 신청받아 1천5백명의 직원은 1천명으로 줄였다.

이 회사는 구조조정 작업이 끝난 직후 기업체질 강화를 위해 다양한
경영혁신안을 마련, 시행했다.

개인의 기여도에 따라 급여를 결정할수 있도록 임금체계를 뜯어고쳤다.

개인의 업무성과를 인사에 객관적으로 반영할수 있도록 신인사시스템을
도입했다.

종업원자문회의 등을 통해 열린 경영을 실현했다.

한국IBM의 매출액은 구조조정이 한창 진행됐던 93년 감소세를 보였으나
구조조정이 끝난 94년부터 다시 가파른 성장세를 탔다.

구조조정 작업이 성공한 것이다.

구조조정작업을 진두지휘한 신 사장은 "구조조정은 신속하고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며 "경영혁신이 없는 구조조정은 실패할 뿐"이라고 한국
기업에게 충고했다.

한국IBM의 구조조정이 성공한 것은 독특한 경영전략도 한몫 했다.

글로벌화가 그것이다.

대부분의 외국계 업체들은 "토착화"를 지향한다.

그들은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한국화된 제품을 내놓고 한국화된 경영을
추구한다.

한국IBM은 오히려 반대다.

한국실정에 맞는 제품이라기 보다는 세계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전산솔루션을 제공한다.

IBM의 영업망을 활용, 고객이 원하는 최상의 솔루션을 찾아 구축해
준다.

신 사장은 "한국 기업들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수 있도록 도와주자는게
경영 목표"라며 "이는 다국적기업인 한국IBM의 역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국IBM이 추진하고 있는 "e-비즈니스"사업에서도 글로벌전략을 읽을수
있다.

"e-비즈니스"는 인터넷을 기반으로한 전산솔루션.

한국IBM은 "e-비즈니스"에 거의 수정하지 않고 국내에 공급하고 있다.

"국내 업체가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세계화된
환경을 갖춰야 한다"는 신 사장의 전략 때문이다.

< 한우덕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