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캐디와 골프를"

미국 산호세 컨트리 클럽에는 캐디가 없다.

대신 "인텔 캐디"라는 로보트들이 골퍼의 동반자로 나선다.

마이크로프로세서가 내장된 로보트 캐디가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과
교신하면서 공략할 핀의 위치와 방향을 스크린상에 정확히 보여준다.

앞에 언덕이 있거나 숲에 가려 그린이 보이지 않아도 문제가 안된다.

그린 주변의 벙커나 해저드 등의 장애물 위치도 미리 알려준다.

물론 골프백 운반은 기본이다.

로보트 캐디는 리모트콘트롤로 움직인다.

4마력의 동력 장치가 부착돼 있어 움직임이나 조작이 간편하다.

스윙폼이 이상다고 뒤에서 비웃는 일은 절대 없다.

다만 "인간캐디"와 달리 농담을 주고 받거나 그늘집에서 맥주를 나눠
마시지 못하는 게 흠이라면 흠.

다소 삭막하긴 하지만 "경제적" 이유로 골퍼들에겐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캐디피가 싸기 때문이다.

팁을 달라고 보채지도 않는다.

로보트캐디를 개발한 골프프로인터내셔널사는 산호세클럽에 27대를
설치했으며 조만간 미국내 3천여개 퍼블릭코스에도 공급할 계획이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