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체제에 들어선 이후 증시는 만신창이가 됐다.

500선을 웃돌던 종합주가지수가 겨우 300선을 지키는 수준으로 추락했고
대기업그룹 주식들 중에도 액면가를 밑도는 종목이 속출했다.

부도설이 난무하는가 하면 상장사들은 구조조정 작업에 여념이 없다.

IMF체제하에서 나타난 증시특징을 주제별로 점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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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에 접어든 이후 주요그룹들의 주가차별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일부 그룹들의 경우는 IMF체제로 들어설 당시인 6개월전에 비해 주가가
오히려 상승세를 보인 반면 대부분 그룹들은 주가가 내림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30대 그룹의 평균주가(단순평균)는 3일현재
9천77원으로 지난해 12월3일의 1만9백58원보다 17.17% 하락했다.

부도가 났거나 협조융자를 받은 그룹들이 늘어나면서 주가폭락 현상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우량그룹군과 부실징후가 있는 그룹간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30대그룹중 삼성 SK 효성 진로 등 4개그룹은 3일 현재 주가가 6개월전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나머지 그룹들은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으며 액면가를 웃돌고 있는 곳도
SK 삼성 LG 현대 한라 롯데 두산 효성 동국제강 대상 코오롱 새한 등 12개
그룹에 불과하다.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삼성그룹이다.

삼성계열 상장사의 평균 주가는 4만2백78원에서 4만8천6백55원으로 20.8%나
뛰었다.

블루칩의 대명사로 통하는 삼성전자에 외국인 투자가 몰렸고 삼성중공업이
중장비사업부를 스웨덴 볼보사에 성공적으로 매각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SK그룹은 주력기업인 국내최대 이동통신업체 SK텔레콤이 외국인 선호
종목으로 주가가 많이 올랐다.

SK텔레콤은 경기불황속에서도 이동통신 가입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점이
좋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효성그룹의 평균 주가는 5천5원에서 5천60원으로 1.10% 상승했다.

계열사인 효성티앤씨가 효성바스프를 합작사인 독일 바스프사에 매각,
구조조정을 일찍 단행한 점이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반면 그룹사중 자금 악화설이 나돌거나 부도가 난 기업들은 주가가 크게
내렸다.

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그룹은 거평그룹으로 5천2백60원에서
6백26원으로 88.1%나 떨어졌다.

이어 한라(-62.3%) 동아(-61.8%) 고합(-56.8%) 아남(-49.0%) 한솔(41.9%)
강원산업(-41.4%) 등의 순이었다.

나민호 대신증권 투자정보팀장은 "10대그룹도 계열 상장사중 주가가
액면가를 밑돌아 정상적으로 유상증자를 할수있는 그룹은 2-3개에
불과하다"면서 "IMF체제에서 현행 그룹체제로 생존이 가능한 곳은 5개이하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엥도수에즈WI카증권의 김기태 이사는 "외국인이 선호하는 종목은 소수
블루칩에 제한돼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10대 그룹간에도 주가 차별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최인한 기자 janu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