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서 문화를 즐기려는 사람들을 서울 북쪽까지 끌어모으는 곳. 2020년 서울 노원구에 문을 연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이다. 지금 이곳의 문을 열면 기분 좋은 향기로 가득하다. 향을 뿜어내는 주인공은 다름 아닌 ‘비누’다. 비누로 조각을 하는 작가 신미경이 만들어낸 비누조각의 세계가 가득 펼쳐졌다. 북서울미술관 지하에 자리한 어린이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 ‘투명하고 향기 나는 천사의 날개 빛깔처럼’을 통해서다. 신미경은 이번 전시를 열기 위해 100여 점이 넘는 비누 작품들을 새로 작업했다. 대부분이 올해 첫 선을 보이는 신작이다. 투명한 비누 2, 불투명한 비누 원료만 1을 사용했다. 신미경은 비누 조각으로 상상의 세계를 펼치는 작가다. 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주제는 천사. 천사라는 존재는 인간에게 실제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미술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 영감을 얻었다. 그는 존재했다 사라지는 천사의 존재가 마치 쓰여 닳아 없어지는 비누와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원본이 이미 있는 천사 동상을 비누로 재탄생시키는 작업 방식을 택했다. 지하 1층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관람객들은 붉은 공간에 압도당한다. 세 면의 벽과 바닥, 그리고 작품을 받치는 좌대가 모두 새빨갛게 물들어 있다. 미술관은 관객들로 하여금 비누 작품이 가진 다채로운 색에만 집중하게 만들기 위해 공간을 오히려 강렬한 색으로 통일시키는 역발상을 꾀했다. 두 개의 층으로 이뤄진 전시장은 층과 층 사이를 천장으로 막는 대신 계단으로 이어 층고를 높였다. 위쪽 뚫린 공간에는 천사를 모티브로 한 르네상스 작품 두 점을 인쇄해 붙였다.
한·아프리카 정상회의가 4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가운데, 아프리카 현대미술을 조명하는 기회가 찾아왔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더엘컬렉션이 선보인 '아프리카 현대미술 기획전'에서다. 아프리카의 문화적 다양성을 이해하기 위한 대표 작가 8명의 작품 30여점이 걸렸다.'아프리카 현대미술의 아버지'라 불리는 탄자니아 화가 에드워드 팅가팅가(1932~1972)가 대표 작가 중 한명이다. 미술도구를 살 형편이 되지 않았던 그는 공업용 나무 합판과 도자기 조각, 자전거 페인트를 재활용한 그림을 그렸다. 아프리카 자연을 유머러스하고 초현실적으로 묘사한 '팅가팅가' 화풍을 창시한 것으로도 유명하다.팅가팅가는 정사각형 캔버스를 빼곡히 채운 동물 이미지로 명성을 떨쳤다. 코끼리와 기린, 코뿔소 등 아프리카 동물을 의인화한 '해피(Happy)'가 단적인 예다. 강렬한 원색으로 각 대상의 역동적인 몸짓을 묘사했다. 그의 작품은 훗날 입체파 거장 파블로 피카소, 미국 현대미술이 대표작가 키스 해링한테도 영감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반세기에 걸친 팅가팅가 화풍의 발전 과정도 살펴볼 수 있다. 부시 미키다디(1957~)의 'Covid Pandemic'(2023)은 팬데믹 기간 아프리카인의 애환을 익살스럽게 묘사했다. 분홍과 남색의 색상 대비는 전형적인 팅가팅가 스타일을 계승한다. 이전과 달라진 점은 극명하다. 동물이 아닌 세균이 화면을 가득 메우고, 마스크를 낀 군인이 지구를 둘러싸고 있다.'공동체'는 아프리카 현대미술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들에서 유난히 많은 인물이 눈에 띄는 이유다. 내전, 이산가족 등 식민지 지배로 얼룩진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려는
2016년 국내 출간된 소설 <리틀 라이프>가 뒤늦게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역주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 이 책을 읽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영상으로 올리는 유행이 불고 있는 것에 영향을 받았다. 3일 현재 교보문고와 예스24, 알라딘 등 각 서점에서 아시아계 미국 소설가 한야 야나기하라가 쓴 장편소설 <리틀 라이프>의 판매 순위가 급등하고 있다. 인터넷 서점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2위는 <리틀 라이프 1>, 3위는 <리틀 라이프2>다. 알라딘에서도 <리틀 라이프> 1·2권은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하고 있다. 교보문고에서도 온라인 판매만을 집계한 베스트셀러 차트에서 이 책이 각각 2위와 5위에 올랐다. 판매가 급증하며 종이책 재고가 동난 탓에 이 책은 현재 ‘예약 판매’란 딱지가 붙은 채 팔리고 있다. 임시 품절이란 뜻이다. 지금 서점에서 구매해도 오는 13일은 되어야 발송이 이뤄진다. 책을 펴낸 시공사 관계자는 “꾸준히 팔리던 책이긴 했는데 최근 갑자기 판매가 폭증했다”며 “지난달 26일 유튜브에 올라온 1분짜리 영상이 원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틱톡에서 부는 <리틀 라이프> 열풍을 소개한 영상이다. 300만번 넘게 시청된 이 영상엔 12만개의 ‘좋아요’와 1300개의 댓글이 달렸다. 시공사 관계자는 “이 영상이 뜬 후 교보문고 기준으로 책 판매량이 전보다 5배는 늘었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작년 말부터 틱톡에서 <리틀 라이프> 바람이 불었다. 틱톡에서 자기가 읽은 책에 대해 말하는 ‘북톡(BooktTok)’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리틀 라이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