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로 잇달아 쓰러진 인천지역 중견업체들이 법원의 화의개시 결정을
계기로 재기에 나서고 있다.

바로크가구, 세우실업 등 지역경제를 대표하는 중견기업들은 기업을
살려야 한다는 지역여론에 힘입어 법원으로부터 잇달아 화의개시를 결정받아
정상가동에 들어가는 등 경기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혼례용 가구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차지하는 기업이었던 바로크가구는
지난해 10월 미수금 증가와 금융비용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부도사태를
맞았으나 자력회생 의지와 채권자들의 협조에 힘입어 재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로크가구는 지난 1일 자산총액이 1천49억원으로 부채 1천27억원을 넘는
양호한 재무상태가 인정돼 인천지법으로 부터 화의개시 결정을 받아 80%
가동률을 보이는 등 정상경영을 하고 있다.

미켈란젤로 등 국산상표로 의류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세우실업도 지난 1월
부도가 났으나 4월말 화의개시 결정을 받아 공장가동을 차질없이 운영하고
있다.

특히 부평구 청천동에 설립한 4백여평 규모의 직영매장은 부도이전의
하루매출액 3~5억원을 능가하는 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화의개시를
계기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 등 유럽업체들이 판을 치는 피혁제품 시장에서 국내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시장개척에 성공한 가파치는 올해초 부도발생당시 브랜드인수를
노린 국내외 업체들의 매수제의가 잇달았으나 임금반납 등 노사협력결과
화의개시에 성공해 정상가동을 계속하고 있다.

이밖에 지난해 1천억원의 매출을 올려 2군 건설업체에 속한 원흥종합건설도
지역의 대표적인 건설업체를 살려야 한다는 지역여론에 힘입어 최근 화의개시
결정을 받는 등, 원광, 한남실업 등 화의개시업체가 잇따르고 있다.

이와함께 인천상공회의소 등이 최근 부도가 난 동서가구, 현대페인트 등도
지역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해 화의개시 결정을 법원에 건의하는 등
중견기업 살리기가 한창 벌어지고 있다.

인천상공회의소 박노호 사무국장은 "일시적인 자금난으로 우수기술을
보유한 우량기업이 쓰러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 인천=김희영기자 songk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