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팬택의 신화 뒤에는 LG가 있었다"

미국 모토로라의 자본을 유치하고 이 회사에 연간 3억달러규모의 PCS
(개인휴대통신)폰을 공급키로해 벤처기업의 성공사례로 손꼽히는 팬택.

이 회사가 오늘에 이르는데는 LG정보통신의 지원이 커다란 역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기업과 기술형 중소기업간 협력의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될 정도다.

91년 설립된 팬택은 지난 95년 LG와 만났다.

그해초 취임한 구본무 LG회장이 협력업체지원을 강화하라고 강조하면서
유망 중소기업을 찾던 LG의 눈에 띄었다.

팬택은 당시 일본형 PCS(개인휴대통신)인 PHS단말기를 독자개발, 일본으로
수출을 모색하고 있었다.

두 회사는 호출기(삐삐)분야에서 협력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동반자가 됐다.

LG는 수신율을 높인 팬택삐삐를 OEM(주문자상표부착)으로 공급받았다.

팬택은 유통망 취약성을 극복하고 안정적 시장을 확보하게 됐다.

LG는 삐삐모델의 다양성을 확보,라이프사이클이 빠른 이 분야 시장대처
능력을 높였다.

이른바 "윈윈"이 이뤄지게 된 것.

LG는 이와함께 팬택지분을 4%가량 인수하는 등 자금지원도 했다.

양사는 국내에서 세계 처음 상용화한 첨단 CDMA(부호분할다중접속)방식
이동통신단말기분야에까지 협력관계를 확대했다.

LG는 앞선 팬택에 앞선 상용화기술을 과감히 이전하고 연구개발비의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11월부터 생산된 제품을 OEM으로 공급받기 시작했다.

팬택은 벤처기업 특유의 순발력을 앞세워 다양한 모델의 PCS폰을 개발,
LG에 월3만대 이상을 공급했다.

LG는 국내시장에서 PCS폰 점유율을 점차 높여 나갔다.

이같은 양사 협력은 세계적 기업인 모토로라사의 팬택에 대한 투자를
이끄는 밑거름이 됐다.

특히 양사는 자금력이 뒤지지만 첨단기술을 갖춘 벤처기업과 대규모
마케팅력을 갖췄지만 전방위 기술개발을 소화할 수 없는 대기업이
바람직하게 결합된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이들은 상호 약점을 보완하면서 높은 시너지효과를 창출해서다.

박병엽 팬택사장(36)은 "대기업인 LG정보통신의 총체적 지원이 이같은
성과를 올리도록 하는데 결정적 힘이 됐다"고 말했다.

< 윤진식 기자 js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