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하르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21일 전격 사임하고 대통령직을 바차루딘
유수프 하비비 부통령에게 넘겼다.

이에따라 32년간 유지돼온 수하르토의 절대권력이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피플 파워"에 굴복, 막을 내리게 됐다.

그러나 학생과 회교단체들이 하비비의 퇴진과 수하르토 처벌을 요구하고
있어 앞으로의 정국도 불투명하다.

수하르토는 이날 TV로 생중계된 긴급회견에서 "나는 이 성명을 낭독하는
순간부터 인도네시아 대통령직을 그만둘 것임을 선언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어 자신의 모든 잘못들을 용서해 달라고 국민들에게 호소하면서
"헌법에 따라 하비비 부통령이 2003년까지 잔여임기 동안 대통령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 대통령에 취임한 하비비는 이날밤 발표한 담화문을 통해 "선거법과
보안법, 반독점법 등을 전면 개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같은 개혁을 실행하기 위해 22일 개각을 단행할 것이라고 대통령궁
관계자가 말했다.

수하르토의 사임발표 소식이 전해지자 아시아 금융시장은 개장초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정국이 여전히 불안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상승세가 꺾이거나 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