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약세를 지속하고 있는데다 불투명한 환율전망도 더해져 국내
증권투자자들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7일 증권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개인 및 법인투자자들이 외국 유가증권에
투자하기 위해 개설한 외화증권 계좌수가 작년말 4천5백69개에서 3월말에는
4천8백4개로 증가했다.

특히 투자규모가 큰 법인 계좌수는 같은 기간중 99개에서 2백7개로
두배이상 늘었다.

이에따라 국내 투자자들이 갖고 있는 외화증권 잔고도 작년말
1천4백75억원에서 2천억원 이상으로 크게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국내에서 고객예탁금과 신용융자잔고가 연중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것과 대조적인 현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원화의 환율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데다 달러자산
확보차원에서 법인을 중심으로 해외유가증권 투자를 늘려왔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원화절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내 개인 및 법인의 해외유가증권
투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내국인의 해외유가증권 투자는 미국 영국 등 8개국으로 제한되어
있으며 투자대상도 주식 회사채 수익증권 양도성예금증서(CD) 등으로
국한하고 있다.

또 개인과 법인이 해외증권에 각각 10억원과 20억원이상 투자할 경우
증권감독원이 매분기 이를 국세청에 통보하도록 하고 있다.

<박영태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