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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치구의 중소기업 이야기] (53) '마사의 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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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9일 아침 9시 한덕기계의 변경진사장과 독일 성형기업체인
    마사(MASA)의 코스만사장은 대구 금호호텔 로비에서 만났다.

    인사를 나눈 두사람은 곧장 19층 비즈니스룸으로 올라갔다.

    이곳엔 마사의 임원 3사람이 먼저 와있었다.

    빌름스 기술이사, 제틀마이어 재무이사, 한스귄터 판매이사등이 바로 그들.

    한덕기계에선 사장과 전무가 함께 참석했다.

    양측 회사임원들이 여기서 만난 건 마사가 제안한 한덕기계 인수합병
    (M&A)을 협상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9시30분부터 본격적인 줄다리기에 들어갔다.

    양측의 요구 조건은 너무나 팽팽했다.

    협상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 된 것은 한덕기계의 부채규모.

    대구 성서공단에서 성형기를 생산하는 한덕기계는 부채가 약 35억원에
    달해서다.

    마사측은 한덕기계가 기업은행 성서지점을 통해 부채를 줄여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변경진사장은 "부채를 갚을 돈이 있다면 뭣하러 기업을
    매각하겠느냐"고 맞섰다.

    그러자 마사의 제틀마이어 재무이사는 "부채를 줄여주지 않으면 도저히
    인수할 수 없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오후 5시쯤 밀고 당기는 논쟁끝에 협상은 깨질 기미를 보였다.

    이때 두회사의 협상사이에 끼어든 사람들이 있었다.

    중진공 외국인투자지원센터의 이은한부장과 김지영씨, 국제공인회계사인
    이종훈씨등 세사람.

    이들은 끊어질 뻔한 밧줄을 다시 이어줬다.

    이 세사람은 부채탕감방식이 독일의 금융기관에서나 가능한 것이지
    한국에선 불가능한 만큼 인수금액을 낮춰주겠다고 했다.

    대신 현재 50명인 종업원을 한사람도 해고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했다.

    이런 조건을 놓고 다시 협의가 진행됐다.

    다음날 새벽이 가까워오자 모두들 지쳐버렸다.

    그러나 새벽 4시부터 옆방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던 독일측이 35억원의
    부채를 끌어안겠다며 양보했다.

    아침 5시 30분, 양측 사장은 서로 크게 웃으며 힘있게 악수를 했다.

    협상을 알선해주던 세사람도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20시간의 기나긴 줄다리기가 결실을 맺은 것이다.

    독일의 마사는 블록성형머신업체로선 세계 "빅3"중 하나.

    이 회사가 한국에서 M&A를 모색하게 된것은 중국및 동남아시장 개척을
    위해 한국에 현지공장을 인수하는게 합당하다고 판단했기 때문.

    그러나 마사측은 이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없어 무척 고생했다고
    한다.

    1개월간의 물색끝에 찾아낸 곳이 중진공 외국인투자지원센터.

    요즘 한덕기계 성서공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마사의 코스만사장은
    이번에 M&A를 하면서 외국인투자지원센터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면서 "한국에도 별도의 중소기업M&A지원센터가 세워졌으면 좋겠다"고
    얘기한다.

    지금이야말로 코스만 사장의 조언이 시급히 받아들여져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중소기업청과 중진공이 힘을 합쳐 별도기구인 "중소기업M&A지원센터"를
    늦어도 올해안에 설립해야 할 것 같다.

    그래야 늪으로 빠져들어가는 쓸만한 중소기업들을 밧줄로 건져낼 수 있지
    않을까.

    이치구 <중소기업 전문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30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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