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추얼펀드(회사형 투자신탁) 도입은 국내 금융시장 판도에 큰 파급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기존 투자신탁회사의 수탁고 1백5조원과 은행권의 신탁자금 1백80조원을
비롯 보험 종금사 등에 맡겨진 자금중 상당 부분이 뮤추얼펀드로 이동할
것으로 분석된다.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여유자금을
가진 투자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지금까지 친구들이나 친척들끼리 자금을 모아 증권투자에 나서던
음성적인 투자형태를 뮤추얼 펀드설립이라는 수단을 통해 양성화시켜 주는
결과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뮤추얼펀드는 투자손실을 투자자가 떠안아야 하는 부담은 있지만 고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에따라 선진화된 투자기법과 운용에 대한 노하우를 갖춘 외국투자기관들의
펀드가 속속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투신사 증권사등은 물론 일반개인들도 대거 펀드설립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시중자금의 대량이동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 뮤추얼펀드는 지난 10년간 13.9%정도의 평균수익률을 올렸다.

이 기간동안 실세금리 기준인 재무부채권(Treasery Bond)은 평균 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뮤추얼펀드의 자산규모는 96년말 현재 3조5천3백억달러(약 5천3백조원)로
미국 금융기관중 상업은행에 이어 2위다.

그러나 성장속도면에서는 단연 1위다.

90년말(1조6백억달러)보다 2백30% 증가했다.

이 기간동안 상업은행은 42%, 개인연금은 87%, 생명보험은 57% 증가하는데
그쳤다.

정부는 뮤추얼펀드가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을 우려, 당분간은 환매가
불가능한 폐쇄형만 허용키로 했다.

국내 금융기관들의 금융상품은 대부분 환매가 자유로운 개방형이어서
자금이 일시적으로 뮤추얼 펀드쪽으로 몰리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는 판단
에서다.

또 폐쇄형펀드의 자금은 장기자금이기 때문에 증시안정화나 외환수급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투신시장 전면개방이라는 OECD와의 합의사항에 위반될 수 있어
개방형도 1년 이내에 허용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개방형이 허용되면 현재 투신업계의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가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미국의 경우 개방형 펀드가 95%이상에 이른다.

한편 한국 대한 국민투자신탁 등 대형투신사들은 일단 폐쇄형 뮤추얼펀드만
허용될 경우 당장 심각한 고객이탈현상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뮤추얼 펀드에 모여진 자금이 실제 운용하는 과정에서는 투신사나
투자자문사를 경유하게 돼 자금유입은 오히려 늘어나는 효과도 있기 때문
이다.

그러나 멀지않아 개방형이 허용되면 기존 투자자들이 빠져 나갈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보고 대책마련에 비상이 걸려 있다.

이들은 기존 계약형 펀드를 계속 운영하면서 고객이탈을 막는 한편 스스로
뮤추얼펀드를 설립해 이탈자금을 흡수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또 자산운용회사 시장이 커지는 만큼 투자관리회사를 자회사 형태로 따로
설립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 김인식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