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경서평위원회 선정

경제학 전공자들도 경제학에 대해 많은 의문을 갖고 있다.

"경제학은 어떤 학문인가" "자연과학과는 어떻게 다른가" "경제학은
영구불변하는 법칙을 찾으려는 학문인가" "경제학의 많은 이론을 어떻게
조화시켜야 하는가" "경제학 이론들은 시간이 갈수록 축적되어 확대 발전
하는가 아니면 후퇴하는가" "한국경제에는 어떤 이론이 필요한가" 등 질문이
계속된다.

박우희 교수의 최근 저서 "경제원리탐구"는 이런 문제들을 다뤘다.

이 문제들은 경제학의 분야를 넘어 과학철학의 깊은 경지에 이르지 않고서
는 다룰 수 없다.

그러한 뜻에서 저자는 우리 경제학계의 이론적 깊이를 더하는데 기여하고
있으며 경제학 연구의 또 다른 분야를 제시하고 있다.

기계를 돌려서 숫자를 찾아내는 무미건조하고 계량화된 경제학 분야에
비하여 얼마나 통쾌한 학문의 역동성을 느끼게 하는 분야인가.

박우희 교수가 깊이 논한 것과 같이 칼 포퍼는 경제학뿐만 아니라 과학
전반에 걸친 방법론에 획기적인 전환을 마련했다.

그 후 토마스 쿤, 라카토스, 훼어브란드 등의 과학철학가들은 과학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게 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과학은 "반증될수 있어야 한다"는 명제는 불변법칙(universal law)을 찾아
헤매는 많은 학자들의 허황한 꿈을 무너뜨렸던 것이다.

경제학에는 많은 이론들이 있다.

이 이론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반증되면서도 현실을 보다 폭넓게 이해
하는데 도움을 주는 이론들로 변모했다.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이 국제화 개방화 시대에 다시 가치를 평가받게
되는 것은 때와 장소, 문제의 내용에 따라 경제를 풀어가는 이론적 툴
(tool)도 달라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경제원리탐구"는 경제학설사연구에도 큰 도움이 되는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다.

과학은 철학없이는 눈먼 장님이며, 철학은 과학없이는 공허할 뿐이라는
인용구를 다시 한번 새겨본다.

엄영석 < 한국외대 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