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재 < 교보증권 회장 >

우리는 지금 무척이나 어렵고 힘든 경제위기 속에서 살고있다.

6.25동란이래 가장 어려운 국난이라고까지 한다.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어떻게 이를 극복하고 기업을 되살리며 힘찬
재기의 기틀을 마련할 것인가 자나깨나 골몰하지 않을수 없다.

최근 유필화교수가 펴낸 "부처에게서 배우는 경영의 지혜"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불경에서 기업경영의 지혜를 얻고자하는 책이다.

불교도는 아니지만 우리 고유문화의 바탕형성에 아주 크고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불교의 가르침이기에 이 책에 더욱 관심을 갖고 읽어 보았다.

부처님의 말씀대로 모든것은 변화한다는 제행무상의 원리를 기업경영에
철저히 적용했더라면 오늘의 고통을 훨씬 덜수 있지 않았겠냐하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기술, 예기치 못한 경쟁자, 소비자의 성향변화 등 항상 변할수 있는
환경에 새로운 경영방식과 전략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과거의 전략과 대응
방식에 집착하고 안주하지는 않았던가.

잘될 때일수록 다가올수 있는 어려운 환경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보왕삼매론에서는 "막히는데서 도리어 통하는 것이요, 통함을 구하는 것이
도리어 막히는 것이니 이래서 부처님께서는 저 장애 가운데서 보리도를
얻으셨나니라, 바로 저 거슬리는 것이 나를 성취하게 함이 아니겠는가?"라고
가르친다.

오늘의 참담한 현실과 위기 속에서 오히려 전화위복의 지혜를 찾아 다시
일어나는 기회로 삼으라는 말씀으로 이해한다.

화엄경의 입법계품에 있는 선재동자의 구법행각에서는 오늘날의 어려움에
처한 경영인들이 어떻게 이를 극복하고 꼭 다시 일어서겠다는 불굴의 의지를
실천할 것인가 하는 가르침을 보여준다.

기업을 다시 일으켜 보겠다는 간절한 발원을 했으면 어떠한 난관에
부딪치더라도 불퇴전의 의지와 집념으로 이를 행하라는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