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은행들간 합병은 러시를 이루고 있지만 국내은행간 합병은 좀체 낌새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금융전문가들은 <>경영문화 <>합병주체 <>노동시장 <>정부보호 등의 문제
때문에 국내은행간 합병이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고려대 경영학과 박경서교수는 "결혼(합병)을 한 후 갈등없이 살아야 하는데
서울신탁은행의 사례처럼 마찰이 장기화돼선 합병메리트가 없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합병당위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은행합병을 주도할 뚜렷한
주체가 없는 현실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노동시장의 비탄력성을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하기도 한다.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유휴인력을 과감하게 정리할
수 있어야 하는데 한국에선 아직 요원한 일이라는 얘기다.

특히 전문가들은 부실은행들이 올해초 거액의 특별퇴직금을 주면서 명예퇴직
을 실시한 사실을 들어 구조조정의 한계를 지적한다.

그러나 금융전문가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은행합병이 절대 필요하다고
언급한다.

안동대 지호준 교수는 "국내은행산업은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가장 크게
상실한 부분이다.

일반적인 수술로서는 도저히 치유할 수 없는 중환자다"고 강조한다.

현재의 은행체제로는 모두 생존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합병형태와 관련, 금융전문가들은 제반 여건을 감안할 때 정부에 의한
인위적인 합병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선 당장 올해중 한두개 합병은행이 탄생할 것으로 점치기도 한다.

외국인의 국내은행 지분참여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보고 외국인이 국내은행
합병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 전문가들도 있다.

< 이성태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