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사람들은 요즘 "재정경제원"과 "재정경제부"가 그게 그거라고 한다.

10일 끝난 제일.서울은행 매각주간사 설명회를 보면 은행사람들 판단이
정확한 듯하다.

재경부측은 일정 장소 참석자 등 대수롭지 않은 사항까지 "보안" 딱지를
붙이고는 일부가 공개되자 기다렸다는듯 금융감독위원회나 금융연구원
사람들을 닦달했다.

불만이 생길수밖에 없다.

"재경부는 도대체 왜 이런 식인지 모르겠어요. 이게 극비리에 할 회의
입니까"

재경부는 설명회장소를 황급히 바꿨다.

기자가 수소문해 한 호텔에 마련된 설명회장을 찾았을때 그곳은 빈방
같았다.

안내원은 손님들이 아무래도 못마땅한듯 말했다.

"뭐 M&A(기업인수합병)하는 사람들이겠죠. 문을 열고 들어갔다가 혼났어요"

설명회를 마치고 나온 사람들은 쏜살같이 호텔을 빠져 나갔다.

정보누출책임을 뒤집어쓸게 걱정됐는지 기자를 아는체 하는 이도 없었다.

그 와중에서도 재경부사람들은 흐뭇해 했다.

설명회가 아니더라도 착하기로 소문난 은행사람들의 재경부 비판은 거칠다.

"달라지긴 뭐가 달라져요. 아예 없애버려야 하는건데"

"청문회를 반기별로 했으면 좋겠어요"

이들은 재경부가 최근 외평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한 공로(?)도 인정하지
않는다.

"교통정리(발행자제요구)로 금융기관 발을 묶어놓고 콜옵션(중도상환가능
조건)도 없이 5년, 10년짜리를 발행한게 무슨 자랑입니까. 재경부가
자기들이 살아 있다는 걸 보여 주자는 것 아니겠어요"

허귀식 < 경제부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