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법무부 업무보고 과정에서 검찰의 10대 폐해를 질타했던
김대중 대통령이 10일 복지부를 찾아서는 소외계층의 한을 풀어줄 것을
당부했다.

또 환경부 업무보고에서는 서울 일부지역의 수돗물은 그냥 먹을 수 없다는
보고를 듣고 "해당지역 주민에게 알려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한국인은 한이 많으면 개인적인
좌절감이 커지면서 자칫하면 사회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대통령은 "한은 복수나 원한풀이와는 다르다"고 전제한뒤 흥부전과
별주부전 춘향전의 예를 들었다.

흥부의 한은 처자식과 배불리 먹고 살자는 것이었기에 제비의 도움으로
부자가 된 뒤 과거 자신을 핍박했던 형 놀부를 용서해주었다는 것.

또 춘향과 별주부(자라)의 한도 각각 이몽룡과의 해후 및 지상세계로의
귀환이었던만큼 이것이 풀리자 변사또 및 토끼에 대한 복수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대통령은 정부의 할 일이 "인간답게 일하면서 살고 싶다"는 국민들의
한을 달래주는 것인만큼 복지부는 소외받는 사람에게 희망을 주고 최소한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일에 전념해야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대통령은 "수돗물을 그냥 먹어도 지장이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정진승 환경부차관은 "서울 일부지역의 수돗물은 그냥 먹을 수
없다"고 밝혔다.

< 최승욱.김태완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