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지역의 경제협력 방안을 모색한 연구서가 잇따라 출간됐다.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의 경제통합"(김기흥외 5인 저 해남)과 "동북아
지역의 경제협력구도와 전망"(김창남외 8인 저 삶과꿈), "동북아시아 경제
협력 모델"(김화섭 저 산업연구원)이 그것.

이들 책은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위기를 역내 협력강화로 극복하자는 주장을
담고 있다.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의 경제통합"은 미국을 포함한 아.태경제협력기구
(APEC) 체제에서 아시아 국가들의 협력문제를 논의한 책이다.

세계무역체제와 아.태지역 교역자유화를 기본 축으로 경제통합의 가능성을
폭넓게 다뤘다.

이중 관세인하의 경제적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일반균형시뮬레이션 모형을
활용한 분석이 눈길을 끈다.

그 결과 APEC국가들이 동률로 관세를 33% 내릴 때 한국의 명목소득은 0.9%
증가하고 물가는 0.16%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0% 인하할 경우에는 소득이 1.21% 늘고 물가는 0.40% 하락했다.

최적통화권 이론을 동아시아지역에 적용한 엔블록 분석법도 흥미롭다.

저자는 세계무역기구(WTO)에서의 입지가 약할수밖에 없는 우리나라가
APEC에서는 영향력을 행사하기 쉬우므로 외부 압력에 대한 완화수단으로도
APEC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북한이 가입할 경우에는 APEC이 남북한 경제협력의 새로운 기반을
제공할수 있다며 미래에 대비한 중장기 지역경제 협력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북아지역의 경제협력구도와 전망"은 동북아 지역을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묶을 수 있는 4가지 모형을 제시한다.

첫째는 수송망 체계화를 통한 "로지스틱스 발전모형".

광양 신항만도시 개발처럼 우리나라를 거점으로 한 내륙.해상 복합운송
체제 구축을 제안했다.

둘째는 "장보고 모델".

해상왕 장보고의 대륙경영전략을 활용해 중국의 상해 포동지구 등 황해
경제권 협력을 앞당기자는 전략이다.

셋째는 "물결 모형".

일본과 한국 대만 홍콩 중국동북 3성및 연안지역을 축으로 경제협력을
집중 추진함으로써 물결이 퍼지듯 북한과 몽골 러시아까지 효과가 파급
되도록 하자는 이론이다.

네번째 "올림픽 모형"은 개방적이고 다층적인 협력방안.

차별적인 보호협력보다는 올림픽처럼 자유경쟁을 통해 경제체질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이에 비해 "동북아시아 경제협력 모델"은 국가단위가 아니라 지방경제권의
협력방안을 모색한 책이다.

저자가 주창하는 것은 "편무적 자유무역".

이는 선진국 거점지역이 후진국 거점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특혜관세로
수입하고 반대 경우에는 관세를 부과하는 체제다.

저자는 이를 위해 산업구조 고도화를 촉진시키는 인위적 분업이 필요하다며
거점도시의 유망산업을 집중육성한 뒤 지역간 분업을 합리적으로 조정하자고
강조했다.

조정적 분업은 수입보장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편무적 자유무역과 동반
시행할 경우 더 큰 상승효과를 거둘수 있다는 분석이다.

< 고두현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