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은 10일 오전 정부 세종로 청사를 방문,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김대통령이 청와대가 아닌 정부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역대 대통령들의 경우도 그리 흔치 않았었다.

이날 김대통령은 국무회의가 명실상부하게 국정의 중심기관이 되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으며, 국무회의를 앞으로 계속 직접 주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실제로 김대통령은 이날 토론식으로 회의를 주재하기도 했다.

국무회의는 국무회의 규정개정안과 고용정책기본법 개정안 등 안건에 대한
간단한 발제가 있은 후 경제현안에 대한 토론형식으로 진행됐다.

토론내용은 대부분 경제와 관련된 내용이었으며 특히 김대통령은 현재의
경제상황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다고 박지원 청와대대변인은 전했다.

토론이 끝난 뒤 김대통령은 이를 정리하고 지시와 당부를 하는 것으로
국무회의를 끝냈다.

이날 국무회의는 김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탓에 긴장감이 흐르는 속에서
진행됐다.

김대통령은 특히 회의를 토론식으로 진행해 국무위원들이 "적당히" 보고
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봉쇄했다.

세종로청사 역시 보안문제 때문에 국무회의 시간을 전후해 일반 민원인들의
접근을 막았다.

국무위원들도 19층 국무회의실에 10분전에 들어와 착석해야 했으며 금속
탐지기 통과 등 보안검색을 받았다.

< 이의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