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이 13~22일 국립중앙극장 소극장에서 순수한 사랑을 주제로한 연극
"꽃그네"를 공연한다.

꽃그네는 국립극단이 올해 처음으로 무대에 올리는 작품.

세월에 뭍혀 잊혀진 원로희곡작가들의 작품에 나타난 시대정신을 새롭게
조명한다는 기획아래 무대에 올리는 작품이기도 하다.

원작은 50년대초부터 70년대중반까지 활동하며 우리나라 희곡계에서 상징과
서사의 독자적 세계를 구축한 원로작가 하유상씨가 쓴 희곡 꽃그네.

청주대 연극영화과 이창구 교수(국립극단자문위원)가 연출을 맡았다.

이 연극은 "인스턴트 사랑"이 판치는 요즘에는 보기 드문 사랑의 참모습을
그리고 있다.

서로 다른 신분의 젊은 남녀가 시대가 쌓아놓은 금기의 벽을 허물고 신앙을
통해 참사랑의 의미를 깨닫는 과정을 엮고 있다.

인간자체에 대한 사랑과 굽히지 않는 믿음만이 시대의 질곡과 고통을
극복할수 있다는 것을 서사적으로 드러내 보이고 있다.

극은 천주교 사제의 꿈을 키우는 양반자제 김요한과 남사당패 꼭두쇠의
딸 봉녀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양반 신분인 요한은 천주교 탄압으로 신앙을 지킬수 없게 되자 정처없이
길을 떠나 신분을 숨긴채 남사당패에 몸을 의지한다.

요한은 이때 꼭두쇠의 딸 봉녀를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요한은 봉녀와 남사당패 모두를 천주교에 귀의토록 이끈다.

그러나 천주교 탄압의 손길이 그들을 가만둘리 없다.

모두 잡아들여 모진 고문으로 천주를 거부토록 종용한다.

요한은 고문에 견디지못해 천주를 거부하고 풀려나지만 봉녀는 끝내 천주를
지키며 죽음을 맞는다.

요한은 봉녀가 죽음으로써 신앙을 지켰다는 얘기를 듣고 비로소 봉녀가
말해오던 꽃그네의 의미를 깨닫는다.

그네가 하늘로 치솟듯 어떤 역경속에서도 믿음을 버리지 않아야 참신앙과
참사랑에 다가갈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것이다.

이 작품은 원작의 힘과 연극의 참맛을 드러내기 위해 사물놀이 줄타기
홍동지놀이 등 남사당패의 놀이를 실제와 가깝게 재연, 볼거리도 풍부하게
꾸몄다.

주인공 김요한 역에는 "춘향아, 춘향아"의 몽룡과 "파우스트"의 젊은
파우스트를 맡았던 이상직, 봉녀 역에는 "물보라"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
"무주별곡" 등에서 개성있고 선굵은 연기를 보여줬던 조은경이 캐스팅됐다.

예술감독은 정상철, 안무는 국립무용단의 김호동이 맡았다.

평일 오후 7시30분, 토.일요일 오후 4시.

문의 274-1151~8

< 김재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