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성 재정경제부장관은 6일 시중은행장들에게 "은행이 기업구조조정에
앞장서 달라"고 요청했다.

이 장관은 이날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기업개혁을 지연
시키면 해외신뢰도를 회복할수 없게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장관은 "과거에도 대기업정책이 있었지만 실패했다"며 "왜 실패했는지
분석한 후 은행이 나서서 능동적으로 기업을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은행장들은 금융기관이 제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
등을 통해 힘을 실어줄 것을 요청했다.

이 장관은 또 금융의 발전을 위해 은행과 기업의 도덕적해이(Moral Hazard)
현상은 사라져야 하며 부실금융기관은 퇴출되든지 합병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기업구조조정을 위해선 은행 등 금융기관의 재무구조가 먼저
건전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은행의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증자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간담회에 참석한 장철훈 조흥은행장은 "국제업무를 많이 하는
은행에 대해 정부가 우선주를 인수하는 방안을 강구해 줄 것"을 건의했으며
박찬문 전북은행장은 할인증자가 가능토록 정부의 배려를 당부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부실은행의 은행장 선임에 대해 이 장관은 "은행이
자체적으로 구조조정을 하지 못해 결국 기업의 구조조정을 주도하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못박았다.

이 장관은 김대중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외국인도 은행임원으로 선임될 수
있도록 은행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상견례를 겸한 간담회에는 전국 26개 은행장과 최연종 한국은행
부총재 이동호 은행연합회장을 비롯, 종금 증권 투신 생보 손보 금고 등의
금융기관장들이 참석했다.

<이성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