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일 부킹대란이 일어난다"

많은 사람들이 지난해 이같이 내다봤다.

새대통령 취임식이 끝나고 맞는 첫번째 일요일에 골프장은 공무원을 포함한
골퍼들로 대단한 혼잡을 빚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전망은 빗나갔다.

부킹대란은 커녕 골프대란의 조짐이 전혀 없다.

막상 일요일이 돼도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 확실하다.

당시 부킹대란을 예상한 사람들의 근거는 이렇다.

공무원들의 골프장출입을 묵시적으로 막은 김영삼 대통령이 물러나면
골프를 하는 공무원들이 "5년묵은 체증"을 풀기위해 3월1일 한꺼번에
몰려나올게 뻔하다는 것.

이같은 예상은 IMF한파란 직격탄에 산산조각이 났다.

이날이 국경일(삼일절)이어서 대부분 골프장이 회원의 날로 정한 탓도
있지만 ,부킹데이였다 해도 사정은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퍼블릭인 레이크사이드CC의 경우 3월1일은 지난주 일요일(22일)에 비해
부킹전화가 많고,대기도 30여팀에 이른다.

그렇지만 이는 포근한 봄날씨 때문이지 공무원들의 골프장행의 영향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한성과 88CC는 이날 회원들이 도착순으로 라운드한다.

비회원은 회원들틈에 끼여 오후시간대에 라운드할수 있으나 현재로선
골프장이 꽉 찰지 오히려 의문이다.

빈자리가 가끔 눈에 띌 정도였던 2월의 일요일과 다름없고 공무원들의
부킹부탁은 전혀 없었다는 얘기다.

뉴서울CC의 경우도 같은 상황이라며 "공무원들의 부킹부탁이 지난해
11월까지는 간혹 한 두건 있었으나 그 이후에는 전무하다"고 부킹대란설을
일축한다.

골프장들은 오히려 대란이 일어나길 바라는 상황이다.

< 김경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