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증권시장 주변에는 "장세분석이 상당히 헷갈린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일반투자자들은 물론이고 내로라하는 시장분석가들도 비슷한 심정인 것
같다.

이같은 분위기는 주가움직임이 예상을 빗나가는 경우가 상당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실 지난주까지만해도 주가 오름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는 증권
관계자들은 많지 않았다.

주가 하락세가 지속된 지난주 초반쯤에는 "기술적인 단기반등은
기대할 수 있겠지만 주가가 크게 올라가기는 힘들 것 같다"는 증권
분석가들이 대부분이었다.

주가가 반등하면 이를 보유주식의 정리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견해가 강했었다.

하지만 이같은 시장전망을 비웃는듯 지난주 중반이후 주식시장은 연일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연 5일째의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상승
분위기는 더 강해지는 양상도 보이고 있다.

주식시장은 심리전의 장소이며 의견이 일치될 때 주가는 거꾸로 간다는
시장특성을 뚜렷히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최근 증시는 재료보다 수급사정의 영향을 더 많이 받으면서 계속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데다 한동안 매도에 주력하던
국내 기관투자가들 역시 매수반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점이 상승기조의
원동력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재료측면으로는 여전히 호재보다 악재성 재료가 더 많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3월 위기설에 대한 불안감이나 어려운 경제전망 및 기업 경영형편,
외환사정 등은 앞으로도 수시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고 중국 위앤화의
평가절하 문제를 비롯한 동남아의 어려운 여건역시 상당한 악재역할을
할 수 있다.

중동문제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S&P 등 국제적인 신용평가기관의 우리나라 신용등급 상향조정과
이에따른 외국인 장기성 자금의 유입 기대, G-7(선진7개국) 회담,
새정부의 출범 등은 호재역할을 할만하다.

수급장세라는 점때문에 최근 증시는 상승 분위기속에서도 불안감역시
만만찮은 편이다.

분위기가 바뀌어 외국인이나 기관들의 매매패턴이 변하거나 이미
상당부분 주가에 반영됐다고 생각했던 악재들이 다시 부각될 경우 그
충격이 클 가능성도 무시할 수없는 형편이라는 것이다.

당분간은 영업실적 등 기업의 내재가치를 바탕으로 신중히 투자종목을
선택하는 보다 조심스런 자세가 필요한 싯점으로 보여진다.

여차하면 빠져 나갈 구멍을 염두에 두고 그 어느 때보다도 신경을 많이
쓸 필요가 있다는 얘기이다.

< 증권 전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