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좀처럼 안정되지 않으면서 무역업계의 환율분쟁이 심화되고 있다.

로컬거래를 둘러싸고 환차손분쟁이 급증하고있고 수입계약을 체결하고도
환율폭등을 이유로 신용장을 개설하지않아 대외신용도가 떨어지는 사례도
빈발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환율변동폭이 미달러당 하루 1백~3백원대를
오르내리는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무역업계의 내부진통이 커지고있다.

무역상사로부터 수출용프레스기계를 주문받은 인천 남동공단의 H기계는
환율불안이 계속되자 상사측이 물품인도를 계속 늦추고있어 자금부담이
늘고있다고 밝혔다.

더욱이 상사는 로컬거래를 신용장 대신 어음으로 바꿀 것을 요구중이고
이 경우 H기계는 수출실적을 인정받지 못해 관세환급등에서 불이익을
고스란히 떠안아야하기 때문에 5년간 계속된 거래가 단절될 위기에 놓여있다.

또다른 기계업체는 상사를 통해 원자재를 수입했지만 결제일을 놓고
분쟁중이다.

지난달 설날을 전후한 결제일을 놓고 서로 환차손을 적게 부담하는
쪽으로 고집하는 바람에 지금까지 해결되지않고있다.

양측은 "하루사이 달러당 3백원정도 환차가 발생, 2억원이상 부담이
서로 전가되는 상황이어서 양보할수없다"면서 "이런 사태가 무역업체와
제조업체 전반에 걸쳐 발생하고있다"고 말했다.

상사들과 은행간의 로컬신용장개설을 둘러싼 진통도 커지고있다.

종합상사들은 "은행들이 로컬신용장개설을 꺼리고있어 환차손을
고스란히 떠안을 판국"이라고 밝혔다.

무역업체와 납품업체들이 서로 환차손을 줄이기위해 떠넘기기 전략을
쓰는 과정에서 인수증 인도및 인수시기를 둘러싼 무역업체와 제조업체간의
티격태격도 늘어날수밖에 없다.

수입업체들의 고충도 마찬가지다.

전자전기관련 관련특수기계장치를 수입하는 강남의 H&K(주)의 유기태
사장은 "제조업체들이 설비기자재등을 수입의뢰해놓고 환율이 예상밖으로
오르자 신용장개설을 취소하는 사례가 늘어나고있어 해외공급선과의
장기거래가 두절될 위기"라고 하소연했다.

<이동우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