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국내개봉 영화중 최대 흥행작으로 꼽히는 "타이타닉"과 "L.A
컨피덴셜".

98 아카데미영화제에서 각각 14개, 9개부문에 후보로 올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두 영화의 사운드트랙 앨범이 나란히 나왔다.

음악만을 떼어놓고 보면 어떤 작품이 더 셀까.

97골든글로브 영화음악상과 주제가상을 휩쓴 "타이타닉"(소니)의 우세가
점쳐지지만 50년대 달콤한 재즈와 블루스의 선율로 무장한 "L.A 컨피덴셜"도
만만치 않다.

"타이타닉"의 음악은 클래식작곡가인 제임스 호너가 맡았다.

호너는 "브레이브 하트" "가을의 전설"에서처럼 장엄하면서도 비장미 깃든
그의 스타일을 들려준다.

"타이타닉의 죽음" "더 싱킹"에서 흘러나오는 긴박감넘치고 웅장한 선율은
가슴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는다.

색다른 점은 간간히 뉴에이지적 요소를 가미한 것.

저음에 깔리는 신디사이저가 신비로운 색감을 내고 아일랜드민속악기인
휘슬의 사용과 노르웨이 여가수인 씨쎌 시세보의 매혹적인 스캣송(구음)이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음반의 백미는 팝가수 셀린 디온이 부르는 주제가 "마이 하트 윌 고 온".

주인공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이 사랑을 나누는 장면에
흐른다.

디온은 특유의 애절한 음색과 풍부한 가창력으로 강렬하고 비극적인 사랑을
노래한다.

"L.A 컨피덴셜"(삼성뮤직)은 음모와 암투로 얼룩진 액션느와르풍의 영화엔
재즈와 블루스가 제격임을 보여준다.

"차이나 타운" "오멘" 등의 영화음악전문 작곡가 제리 골드스미스는
50년대 L.A의 우울하고 냉소적인 분위기와 개성적인 인물들의 이미지를
쳇 베이커, 딘 마틴, 리 윌리, 조니 제임스 등 50~60년대를 풍미하던
뮤지션들의 선율과 보컬로 적절하게 표현한다.

골드스미스 작곡의 "배지 오브 오너"가 음반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잡은
다음 딘 마틴 "더 크리스마스 블루스", 쳇 베이커 "룩 포 더 실버 리닝",
리 윌리 "룩 앳 미 나우" 등 감미로운 노래들이 이어진다.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