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경기를 타지않던 결혼시장이 국제통화기금(IMF) 한파에 꽁꽁 얼어
붙었다.

정리해고 급여삭감등의 영향으로 결혼을 연기하거나 간략하게 치르려는
예비신혼부부들이 늘어나면서 예식장 가전업체 여행사 귀금속상 웨딩드레스숍
사진관 출장뷔페 이벤트업체 등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봄철 결혼시즌이 코앞에 다가왔는데도 예식장의
예약률이 예년의 30~50% 정도에 그치고 있다.

영등포 한 예식장 직원은 "예약자도 취소를 통보해오는 경우가 늘고 있다"
며 "로열타임인 주말 오후 1시도 예약이 차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귀금속 가전 가구 등 혼수취급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종로 귀금속상가의 경우 전체의 60% 가량이 판매부진을 견디지 못해 폐업을
준비하고 있을 정도다.

종로의 한 귀금속업체 사장은 "하루 반지주문량이 4백여개에서 37개로
줄었다"며 "결혼예물의 경우 평균구입액도 예년의 4백만원수준에서 2백만~
2백50만원선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가전 가구 등을 취급하는 업체들도 대대적인 혼수세일을 실시하고 있는데도
매출이 예년의 비해 30%정도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어 다각적인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여행사 웨딩드레스숍 사진관 등은 환율상승으로 항공료 재료비가 오른데다
업체간 제살깎기식 과열경쟁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여행사의 경우 최근 항공료가 대폭 인상돼 소비자 구미에 맞는 저가
상품을 내놓을 여지까지 사라져 도산업체들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유여행사 관계자는 "제주도등 국내 패키지상품의 판매는 2배정도
늘었지만 수익이 높은 호주나 유럽등지로 가는 패키지상품은 거의 팔리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혼이벤트업체나 출장뷔페업체 등도 의뢰건수가 지난해 같은기간의 절반
에도 미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과소비추방의 일환으로 2시이후 식사공급을 금지하는 방안이 최근
입법예고돼 관련업체의 타격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손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