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의 문턱을 넘어선지가 열흘이 지나면서 봄기운이 몰려 들고 있다.

한낮의 햇살이 더욱 따사로워졌는가 하면 오락가락 긋는 봄비는 죽은
땅에서 잠자는 뿌리를 깨운다.

그러나 예년의 봄이 아니다.

잔설처럼 남아있는 IMF 한파는 모두의 가슴을 웅크리게 하고 만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총파업의 위기를 넘겼으면 시원스런 시세를 뽑아볼만도 하건만
조심스럽기만 하다.

주변환경 곳곳에 먹구름이 남아있는 탓이다.

봄다운 봄을 맞기엔 아직 이른 모양이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