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한국종합전시장이 모처럼 수출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환율덕분에 "메이드 인 코리아"를 찾는 해외바이어들이 러시를 이루고
"IMF위기를 수출로 돌파하자"는 수출개미군단들이 되살아나면서 12일 무공이
주최한 수출구매상담회가 대성황을 이뤘다.

1천여명의 외국바이어들과 국내 3천여 수출업체들이 벌이는 구매상담회는
70-80년대 수출입국시대의 열기를 되살리기에 충분했다.

한국종합전시장과 무공 사무실 등 11곳에서 일제히 실시된 구매상담회에서
전세계 65개국에서 온 바이어들이 국내 수출업체들과 4천2백여건의 상담을
벌였다.

무공은 오는 18일까지 열리는 구매상담회에 참석하기위해 방한한
바이어들이 모두 1천3백여명에 달하고 1만여건의 상담 스케쥴이 잡혀있다고
밝혔다.

이날 상담장은 국가별로 상담장소가 배치돼 외국인과 국내 중소기업들이
약속된 시간에 쉽게 파트너를 찾는 모습이었다.

일부 국내업체들은 샘플을 직접 들고와 바이어에게 구매를 설득하는
등 상담이 시종 진지하고 뜨겁게 진행됐다.

상품상담회인데도 외국금융기관까지 판촉활동에 나서 IMF체제를
실감나게 했다.

이날 전시장 1층 입구에는 미국 코네티컷에 있는 퍼스트내셔날 뱅크
오브 뉴잉글랜드(FNB)의 스티븐 그린부사장이 직접 나와 무역금융애로에
시달리는 국내 대미수출업체들에게 각종 무역금융상품을 소개하는 등 홍보에
열을 올렸다.

이번 상담회에선 IMF한파로 재고가 누적되고 있는 중고자동차 업계의수출을
돕기위해 무공측이 마련한 "중고자동차 상담코너"가 빅 히트,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 부스에는 페루 베트남 등 9개국에서 내한한 22명의 바이어들외에도
다른 상품상담차 내한한 바이어들까지 즉석에서 국내업체와 상담을 벌이기도
했다.

이날 하루에만 2백여대의 중고자동차 수출계약이 성사됐다.

무공은 상황실에 지역별 주요품목별 상담실적을 수시로 게시하고 통역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 해외바이어들의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국내 일부 업체가 사전통보 없이 상담장에 나타나지 않아
외국바이어를 당황케 하는 사례도 있었다.

베네수엘라에서 한국상품을 대량으로 구매하기 위해 내한한 샌디 래인씨는
"한국업체가 일방적으로 약속을 취소해 비즈니스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저녁에는 통상산업부장관이 주최하는 "해외바이어 환영
리셉션"이 열렸다.

<이익원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