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 마세요, 우리 브랜드는 국산 순토종이예요"

의류업계가 요즘 "국산 브랜드 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동안 의류업체들은 발음조차 힘든 외국어 브랜드명을 동원, 외제냄새를
풍기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왔다.

국산 브랜드이면서도 "외제인 척"하는게 판촉의 지름길이었기 때문이다.

일부 브랜드는 백화점 입점때도수입브랜드 매장과 같은 층이나 바로옆에
입점, 외제로 혼동하게 하는 "덩달아 전략"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IMF(국제통화기금)한파로 국산품 애용 운동이 벌어지자 이런 전략이
역효과를 내게 된 것.

"소비자들이 "이거 외제 브랜드 아냐"라며 매장을 스쳐 지나가는 경우가
많아 속이 탄다"는게 한 의류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의류업체들은 이런 오해를 씻어내기 위해 매장에 "국산품"임을 강조하는
문구를 내다붙이느라 아이디어 짜내기에 골몰하고 있다.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수 있을까요"(데코), "우리의 상표, 지오지아의
자부심입니다"(지오지아), "라피도는 86 멕시코 90 이태리 94 미국 월드컵을
함께한 순수한 우리상표입니다"(라피도), "(주)신원이 만든 손수 우리브랜드
입니다"(루이레이), "불원복, 치욕적인 IMF체제에 수출로 싸우고 있습니다"
(디노가루치)..

한 업계 관계자는 "얼마전까지도 학생들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외제브랜드 운동화나 옷이 불과 몇달만에 천덕꾸러기가 됐다"며 "IMF의
위력이 여러모로 대단한 것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 노혜령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