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대표적인 문화명소로 자리잡은 인사동이 차없는 거리 시행 2년째를
맞는 올해 보다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 내방객들을 맞는다.

지난해 1월 새 집행부를 구성한 뒤 인사동을 세계적인 문화명소로 키운다는
목표 아래 다채로운 사업을 펼쳐온 인사전통문화보존회는 최근 문화명소로서
의 성가를 더욱 높여나갈 의욕적인 올해 사업계획을 마련했다.

지난해 거리미관 정비, 문화장터 개설, 관광안내소 설치 등의 사업을
펼쳐온 보존회는 특히 차없는 거리 시행으로 많은 시민들과 관광객의 발길을
끌어모으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만큼 인사동 본래의 성격을 부각시킬 수 있는
뚜렷한 이벤트가 없었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새로운 행사를 대거 마련,
명실상부한 문화1번지로 새롭게 조성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보존회가 올해 가장 역점을 두고 마련한 이벤트는 오는 4월2일~11월29일
매주 일요일 열릴 문화장터행사.

단순한 볼거리 위주의 놀이마당과 난장을 열어 사람들을 끌어모으던
기존의 방식을 지양하고 매주 특정주제를 정해 본격적인 문화행사를 여는 등
보다 알차고 짜임새있게 운영해 나가기로 했다.

보존회는 우선 행사가 시작되기 직전인 4월9~12일 인사동일대 화랑에서
명사 1백인초대전을 연다.

이어 4월12일 고미술을 시작으로 일요일마다 만화 서양화 조각 문방사우
한국화 판화 도예 공예 연극 패션쇼 출판 사진 특산물 등 주제를 정해 우리
문화를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이벤트를 마련한다.

주제별 행사에서는 해당주제와 관련된 우리문화의 모든 것을 인사동에
오면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 일반인들은 물론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관광객들
에게도 좋은 볼거리를 제공해줄 예정.

이와함께 인사동을 쾌적한 문화의 거리로 가꾸기 위해 올해부터 무질서하게
늘어선 현수막을 보존회 차원에서 철저하게 정비할 계획이다.

또 전통문화 분위기를 해치는 현수막은 물론 불법 벽보와 광고물도 정비할
계획이다.

인사전통문화보존회 이호재(가나화랑 대표) 회장은 "인사동이 대중적인
명소로 자리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고급 전통문화의 1번지라는
이미지를 굳혀나가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주제별 일요 문화장터를
내실있게 운영, 고급문화의 명소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백창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