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미셸 세베리노 세계은행(IBRD) 부총재는 상반기에 세계은행이 지원키로
한 70억달러를 가능한 한 빨리, 정부와 중앙은행이 아닌 민간은행에 직접
제공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세베리노 부총재는 21일 저녁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이동호
은행연합회장 및 조흥.외환.신한.한미은행 등 4개 시중은행장과 만나
금융권의 현안을 논의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세베리노 부총재는 과거 세계은행이 중앙은행의 지급 보증을 받고 직접
민간은행에 지원금을 제공한 사례가 있었음을 상기시키면서 이 방법이
한국의 민간은행은 물론 국가의 신용도를 높이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인
만큼 적극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개인적으로 한국 금융산업의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금리도 낮아질 것이지만 금리의 하향조정이 너무 빨리 진행되면 환율이
상승하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세베리노 부총재는 이날 회동이 한국의 은행 입장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으며 한국의 금융 시스템이 새롭게 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오는 2월7일 방한하는 제임스 울펜슨 세계은행 총재도 기업인 뿐 아니라
은행가들을 만나고 싶어하는 만큼 그 때도 이같은 모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 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