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주식을 팔고 있다"

21일 증시는 이런 소문 하나에 종합주가지수가 장중한때 29포인트나
폭락하는 등 몸살을 앓았다.

올들어 온갖 악재에도 불구하고 주가를 끌어올리던 외국인이 매도우위로
돌아설 경우 더이상 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으로 기관과
개인들이 대거 팔자에 나섰다.

외국인은 정말 매도에 나서고 있는가.

대답은 아직까지는 "아니다"이다.

외국인은 이날 7백5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올해 하루평균 순매수액 6백억원을 상회하는 규모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처럼 지속되고 있는데 외국인 경계경보가 울린
것은 일부 외국인들이 "이익실현"이나 "보유주식처분"을 위해 일부
시장주도주를 팔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한전은 이날 외국인이 14만주를 처분, 지난해 12월26일이후 처음으로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또 이날 주택은행을 10만주 순매도한 것을 비롯해 최근
4일동안 50만주 가량 팔아 치웠다.

이에따라 외국인이 순매수를 기록한 이날 외국인매도는 6백16억원으로
늘어났다.

한 외국증권사 서울지점관계자는 "지난해말부터 연초에 걸쳐 주식을
샀던 외국기관들이 이익실현을 위해 한전매물을 80만주이상 내놨다"며
"헤지펀드가 아니더라도 최근 달러표시수익률이 60%에 달한 만큼
장기투자자들도 매도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해 폭락장세때 주식을 줄이지 못했던 일부
장기투자자들도 주가상승을 틈타 보유주식처분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헌구 ING베어링증권이사도 "발빠른 투자자들의 차익실현을 위한
매물이 나오고 있다"며 "매수강도가 약해진 상태에서 매도가 나오는 만큼
외국인에 의한 주가상승은 힘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곽영교 대우증권 국제영업팀장도 "인도네시아가 모라토리엄(지불유예)을
선언할지 모른다는 우려감으로 원.달러환율이 1천7백원대로 폭등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위축되고 일부 매물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 홍찬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