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찬간담회는 시종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간담회는 당초 5대그룹회장들이 모일 예정이었으나, 구주지역에서
투자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는 대우 김우중회장이 불참한 가운데 이뤄졌다.
<>.간담회장소인 국회귀빈식당 주변이 8시께부터 양당당직자 대기업회장
비서진및 전경련간부 경호원 취재진 등으로 붐비기 시작한 가운데 8시15분께
자민련 박태준총재와 현대 정몽구, 삼성 이건희회장이 먼저 도착.
이어 LG 구본무, SK 최종현회장이 간담회장에 입장.
박총재는 최회장에게 "건강이 좋아지셨군요"라고 인사말을 건넸고 최회장은
"여기 올라오는데 숨이 찹니다"라고 응대.
<>.김당선자는 8시 25분께 귀빈식당에 도착,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던
그룹회장들과 반갑게 악수를 교환.
원탁의 테이블에는 김당선자를 중심으로 오른쪽으로 정몽구 구본무회장
박태준총재 김중권 당선자비서실장 박지원 당선자대변인 자민련 김용환
부총재 최종현, 이건희회장 순으로 착석.
사진촬영후 참석자들이 다시좌정한 뒤 김당선자는 바로 왼쪽에 앉아 있던
이회장에게 "요즘 반도체 값이 올랐다죠"라며 관심을 표시했고 이회장은
"조금 올랐습니다"고 짤막하게 답변.
김당선자는 오른편으로 고개를 돌려 구회장에게 "전자제품은 많이 나갑니까"
라고 물었고 구회장은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동남아는 경제가 좋지
않아 중동이나 러시아 구소련 등을 중심으로 수출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
이어 김당선자는 정회장에게 "미국과 유럽 등이 조선산업과 관련해 반발이
있지 않습니까"라고 질문을 던졌고 정회장은 "현대그룹에서는 중공업분야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오는 2000년까지 조선수주를 다 받아놓았습니다"라고
답변.
김당선자는 이에 "2000년까지 수주를 다 받았다구요"라며 다시 물었고
정회장은 "그렇습니다. 기업들이 국민들에게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IMF사태 극복에 앞장서 국민의 사랑을 받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당선자께서 바쁘신 가운데 조찬에 초대해 주셔서 영광입니다"라고 거듭
인사.
김당선자도 "여러분과 얘기를 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러분의
얘기를 경청하려고 하는 것입니다"고 화답.
<>.1시간30분 가량의 비공개회의가 끝난뒤 김당선자는 회장들과 일일이
작별인사를 한뒤 식당을 먼저 나섰고 회장들은 취재진으로부터 질문공세를
받았으나 침착히 대응.
정회장은 "나중에 때가 되면 밝히겠다. 그때 가서 얘기하자"고 말했고
차에 오르기 전에는 "IMF요구를 준수해 경제를 살려보자는 것이 아니겠느냐"
고 강조.
한편 김당선자는 회동이 끝나기 직전 모그룹회장에게 "요즘 악성루머에
시달린다는데 우리는 전혀 그런 것이 없으니까 걱정말아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고.
< 허귀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