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경제 위기의 뿌리를 수하르토 대통령의 장기 독재에서 찾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고수카르노 초대대통령의 딸인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여사(51)가 다시 인도네시아 정치개혁의 선봉에 나섰다.

메가와티 여사는 인도네시아에서 민주화 운동이 일어 났었던 지난 96년
여름 당시 야당 지도자였었다.

이때 수하르토정권의 공작정치로 PDI(인도네시아 민주당)총재직을
박탈당한 이후에도 계속 재야 지도자로 활동해왔다.

메가와티 여사는 오는 3월의 인도네시아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지난 10일
발표했다.

"인도네시아가 국제신인도를 회복하려면 평화로운 정권교체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출사표였다.

인도네시아는 대의원 1천명으로 구성된 국민협의회에서 대통령을 선출하는
간선제를 채택하고 있다.

대의원의 과반수가 수하르토대통령이 실질적으로 임명한 "허수아비"에
불과하다.

이같은 독제체제로 인해 현행 선거제도가 그대로 적용된다면 메가와티
여사의 당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래서 메가와티 여사는 국민들에게 직접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호소하고
있다.

국민 여론을 등에 업고 수하르토정권에 압력을 가하려는 것이다.

그녀는 기자회견때마다 경제 위기가 정치권의 부정 부패에서 비롯됐다는
말을 빠트리지 않고 있다.

이와함께 "수하르토에게 대들 만한 배짱 있는 인물이 없다면 내 스스로가
나서겠다"며 향후의 인도네시아 정권교체 운동을 자신이 주도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메가와티여사의 부상으로 인도네시아엔 IMF 바람과 함께 정치개혁 돌풍이
함께 불어닥치게 됐다.

< 양홍모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