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22.아스트라)가 드디어 오는 16일 미국 올랜도의
그랜드사이프러스리조트에서 벌어지는 헬스사우스 인오그럴대회에 출전,
세계정상을 향한 첫 도전장을 던진다.

지난해 10월 미 LPGA투어카드를 획득한 박세리로서는 미국무대
프로초년생으로서 본격 새출발을 하는 셈.

과연 그녀의 가능성을 얼마나 되고 역사가 증명하는 ''루키들의 기록''은
어떻할까.

98시즌 첫대회를 앞두고 ''세계무대에서의 박세리''를 3회에 걸쳐 집중
분석한다.

<> 10번중 6번이상 우승다퉈 캐리

웹(23.호주)과 애니카 소렌스탐(27.스웨덴)을 빼놓고는 절대 박세리를
논할수 없다.

소렌스탐은 지난 97시즌에 6승을 거뒀고 웹은 3승을 올렸다.

두명의 우승점유율은 LPGA투어 38개 공식대회중 무려 23.7%로 거의
4개대회중 한대회꼴로 우승한 셈이다.

그런데 더욱 중요한 것은 소렌스탐의 경우 2위 5번에 3위 3번, 웹은 2위
4번에 3위 3번이었다는 점이다.

그 두명은 38개대회중 3위이내에 랭크된 것이 도합 24번으로 전대회중
6할이상의 대회에서 우승경쟁을 했다고 봐야한다.

이는 박세리가 애니카 소렌스탐과 캐리 웹의 벽을 넘지 않고는 미국정상
세계정상등극이 불가능함을 나타낸다.

다른선수들이 우승할때가 더 많기는 하지만 확률적으로 그 두명을 꺾지
않고는 우승이 무망하다는 얘기다.

재미있는 것은 소렌스탐과 웹은 공히 미LPGA투어 입문 1~2년안에 각종
기록을 휩쓸었다는 점이다.

그들은 결코 서서히 투어에 적응한 선수가 아니라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
세계최고선수가 됐다.

바로 그런점에서 우리는 "소렌스탐과 웹의 역사"를 통해 박세리의 미래를
추리할수 있다.

<> 입문 두번째대회에서 우승도

캐리 웹은 95년10월 첫시도에서 2위로 미LPGA 프로테스트인 Q스쿨을
통과했다.

박세리보다 딱 2년전이다.

미국프로 첫해인 96년 캐리 웹은 전무후무한 기록들을 세워나가기
시작한다.

그녀는 시즌 첫대회인 클라이슬러플리마우스 토너먼트대회에서 4라운드합계
2언더파 2백86타로 2위에 오르더니 시즌 두번째대회인 헬스사우스대회(바로
금년시즌 첫대회)에서 "덜커덕" 우승한다.

헬스사우스대회에서 웹은 신인으로서의 부담에도 불구, 베테랑인
제인 게디스및 마르타 노스와 연장4번째홀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끝에
첫정상에 올랐다.

웹은 입문 첫해에 4승을 기록했다.

시즌상금은 1백만2천달러로 LPGA사상 최초로 단일시즌상금 1백만달러
돌파선수(신인으로서 1백만달러 돌파는 PGA투어에서도 없었다)가 됐고
상금랭킹 1위에 오른다.

그녀의 4승은 신인으로서는 사상 두번째의 최다승(종전은 78년 낸시
로페즈의 9승)이며 두말할것 없이 그해 신인왕이 됐다.

웹은 프로 첫해에 25개 참가대회중 단 한번만 커트오프를 미스했다.

<> 시작이 시즌을 좌우

"캐리 웹 역사"의 핵심적 메시지는 "시즌 초반의 돌풍"이다.

입문 첫해 첫대회에서의 2위와 두번째 대회에서의 우승은 그녀 골프인생의
"가장 값진 재산"이 됐음에 틀림없다.

"재능=우승"이 될수 없는 골프의 속성상 캐리 웹의 "초반 성취"는 시즌
내내, 그리고 프로인생내내 더할수 없는 자신감을 그녀자신에게 불어넣었을
것이다.

박세리가 캐리 웹의 성취에 근접할지, 아니면 과거 숱한 유망주들의
평범했던 전철을 밟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입문 첫해의 초반대회성적이 앞으로 남은 그녀의 골프인생을
전적으로 좌우할것이라는 점은 결코 부인할수 없다.

내일은 소렌스탐의 역사를 추적한후 숫자로 나타나는 기록을 비교한다.

< 김흥구 전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