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당선자가 9일 국회귀빈식당에서 국책은행 시중은행장 등을
초청, 오찬간담회를 갖는다.

이번 은행장과의 간담회는 김당선자가 새해들어 중소기업인 사회단체인사
과학기술인 등과 차례로 만나 자신의 정책구상을 설명하고 협력을 요청해온
신년인사회의 연장선상에서 마련됐다.

그러나 김당선자는 무역계와 중소기업들의 자금난 등이 개선되지 않고
관치금융근절을 강조한 "민주적 시장경제론"에 대한 몰이해로 일부 금융기관
이 김당선자측의 눈치를 살피며 구태를 재연하고 있는 최근 상황과 관련해
"할말이 많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국민회의 한 관계자는 8일 "김당선자가 최근의 무역금융마비현상 등과
관련해 하고 싶은 얘기가 많은 듯하다"며 이같은 회동계획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수출금융을 못받고 원자재수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수출현장의 마비상황이 1개월이상 지속,수출기반이 붕괴위기에 직면해 있어
대책마련이 급하다는 게 김당선자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김당선자는 특히 비상경제대책위대표인 자민련 김용환 부총재와 임창열
부총리겸 재경원장관이 연말 시중은행장들을 만나 자금경색해소에 적극
나서줄 것을 호소했음에도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자 은행장들을 직접
만나 설득키로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이에따라 김당선자는 이날 은행장들에게 국제통화기금(IMF)체제를 조속히
벗어나고 대량실업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수출확대가 유일한 길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수출업계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당선자는 1월 임시국회에서 부실금융기관에 대해 정리해고를 허용하는
금융산업구조개선법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가급적
임금동결 감봉 임시휴가제 등을 활용하고 정리해고제는 "최후의 카드"로
남겨둘 것을 간절히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김당선자는 이와함께 금융시장이 완전 개방됨에 따라 국내금융기관들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진금융기법과 경영노하우를 빠른 시일내 체득하는
등 최선을 다해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 허귀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