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은 "퍼터를 들고 오래 걷는 골퍼"이다.
그린에 볼이 올랐다 싶으면 캐디가 퍼터부터 빼준다.
따라서 파온을 가장 먼저 시킨 골퍼가 퍼터를 가장 오랫동안 들고 걷는
골퍼가 된다.
퍼터를 빼들고 유유자적하게 걷는 기분은 골퍼로서 최고이다.
남들이 허둥지둥 러프로 달려가거나 샌드웨지를 빼들며 모래에 발을
담그는 사이 먼저 파온시킨 골퍼는 콧노래 부르며 저멀리서부터 퍼팅라인을
살핀다.
세계적 프로들의 파온률은 60-70% 사이이다.
지난해 미PGA투어의 평균파온률은 64.7%였다.
이는 18개홀중 11-12개홀에서 파온시키는 꼴이다.
또 현재까지 가장 파온률이 좋은 선수는 미LPGA투어의 켈리 로빈스(28,
미국)이다.
로빈스는 97시즌에 한라운드에 14개홀정도인 78.7%의 파온률을 기록하며
지난 80년이래 남녀투어및 시니어투어를 통털어 가장 파온을 자주 시킨
골퍼가 됐다.
아마추어들의 파온여부는 핸디캡에 따라 그 형태가 다를 것이다.
핸디캡이 낮은 골퍼는 파5홀 파온확률이 가장 좋은 반면 파3홀이 가장
낮은 것이 일반적이다.
실제 파3홀 4개홀중 3개홀정도에서 파온에 성공하면 그날 스코어는
획기적으로 좋아질 것이다.
파3홀에서 티샷이 온그린되면 티잉그라운드에서부터 퍼터를 들고 걷게
된다.
골프가 고생하는 시기이기는 하지만 그런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산뜻해 진다.
새해엔 독자들 누구나 퍼터를 들고 오래 걷기를 바란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