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았지만 IMF한파로 골프계에 시름이 가득하다.

여기저기서 한숨소리가 들린다.

한편에선 이대로 나가다간 끝이라는 막다른 얘기까지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골프장 용품업체 프로골퍼 주말골퍼 가릴것없이 새 틀을 짜면 그
나름대로 알찬 98년을 꾸밀 수 있다.

그것은 구조조정일 수도 있고 거품빼기가 될수도 있다.

이 기회에 우리현실에 맞는 ''한국식 골프''를 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그래서 설득력을 갖는다.

골프계 전반의 새해 전략을 시리즈로 짚어본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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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시대를 맞아 골프장들이 달라지고 있다.

경기CC를 비롯 골드 코리아CC 등 상당수 골프장들은 이미 그린피를
내렸다.

"골프장이 앉아서 골퍼들을 맞고 모든 골프장이 똑같은 그린피를 받는
시대"는 지나간 것이다.

새해들어 이같은 현상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가깝고 코스상태 서비스가 좋은 골프장과 그렇지 못한 골프장간에
그린피는 차등화될 수밖에 없다.

"요일별 시간대별로도 그린피를 다르게 책정해 내장객을 많이 유치하는
전략이 골프장에 다투어 도입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클럽 볼 의류 등 골프용품의 거품을 빼는 일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산 클럽메이커가 많이 있고, 품질은 외제에 비해 손색이 없는데도
외제타령만 하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물론 전체적인 수요는 위축됐지만 외국산 클럽대신 값싼 국산클럽을 찾는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양정무 (주)랭스필드사장은 "올해 전체 클럽수요의 20%이상을 국산이
점유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반골퍼들도 달라지고 있다.

카풀로 골프장을 오가고 라운드후에도 간단히 식사하는 정도로 끝내고
있다.

푸짐한 시상품를 마련해두고 회식을 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린피도 제각각 내는 모습이 보편화돼 가고 있다.

IMF시대를 맞아 "알뜰라운드"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프로골퍼들은 어떤가.

정리해고가 일반근로자들의 전유물이 아닌 시대가 되다보니 소속사가
계약금을 올려주지 않더라도 재계약에 임하고 있다.

계약금 책정을 회사에 일임하다시피하고 원만한 수준을 요구한 남자1인자
최경주(슈페리어)가 좋은 예다.

프로들은 계약금을 올리기 위해 용품업체와 줄다리기를 하기보다는
세계무대로 진출하는데 힘을 쏟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세계대회에 나가 외화를 벌고 명성을 높이면 자신의 몸값도 당연히
높아지게 마련이다.

IMF한파가 "6.25이래 최대의 위기"라는 말은 골프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한국골프 1백년 역사에서 오늘과 같은 어려움을 맞은 적은 없었다.

골프장들은 내장객수 급감과 특별소비세 인상, 회원권값 급락 등 세가지
악재가 겹쳐 파산이 우려되고 있다.

골프클럽 생산.유통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골프장에 골퍼가 없는 상황에서 클럽수요를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대형유통업체 (주)대선의 부도여파도 아직 짙게 남아있다.

골프연습장 골프대회스폰서 골프관련용품 제조업체 등도 찬바람이 불기는
똑같다.

연습장에는 빈 자리가 남아돈다.

올해 골프대회는 열릴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하다.

그러나 모두가 "위기다,위기다"만 외치고 있다고 해서 사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위기는 곧 기회다.

골프관련업 종사자들은 너나 할것없이 벽두부터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한다.

골프를 삶에 필요한 건전한 스포츠로 되살리는데 공동체의 일원으로
앞장서야 한다.

IMF가 때맞춰 그 계기를 마련해주었다고 보면 된다.

< 김경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일자).